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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대 후계코스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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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대 후계코스 '닮은꼴'

입력
2001.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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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를 나오고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이사급으로 기획 분야에서 경영수업 시작.' 최근 약진하고 있는 30~40대 재벌가 3세들의 일반적인 특징이다.SK㈜의 최태원(물리학과) 회장, 현대자동차의 정의선(경영학과) 상무, 이재현(정치외교학과) 제일제당 부회장 등 재벌 3세중에는 유달리 고려대를 나온 이들이 많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간 이웅렬(경영학과) 코오롱 회장까지 합칠 경우 고려대 출신 재벌 후손들은 동문회를 해도 될 정도다.

삼성의 이재용 상무보와 최창원 SK글로벌 부사장 정도가 서울대 출신이고, 조동만 한솔그룹 부회장은 연세대 출신이다. 학부 전공은 이재용씨가 동양사를, 최태원씨가 물리학을 전공하는 등 제각각이다.

대다수 재벌 3세들은 대학졸업 뒤 미국에서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했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미국식 경영학 석사인 MBA를 딴 3세만해도 이재용(일본 게이오대), 정의선(미국 샌프란시스코대), 최재원(하버드대) SK텔레콤 부사장, 조동만(노스웨스턴대) 부회장 등 적지 않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경영수업은 대부분 주요 계열사 경영기획 파트 임원급에서 시작했다. 이재용씨가 최근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가 됐고 최태원 회장은 ㈜선경 미주경영기획실에서 신규사업 발굴 업무로부터 출발했다.

다만 정의선씨는 특이하게 구매담당 이사로 현대차에 첫발을 내딛었는데, 이는 정몽구 회장이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수업을 받은 코스 그대로다.

정의선씨는 또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에서 사원으로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재벌 2세이지만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그룹 주력인 유통부문이 아니라 호남석유 상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들 주요그룹 재벌 3세들의 현직은 이사에서 회장까지 천차만별이나, 회사내에서는 직급에 관계없이 거의 부회장급 예우를 받고 있다.

지분율 등 오너십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 이재용씨는 이건희 회장이 활동하고 있으나 사실상 그룹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고, 최태원씨는 선친이 작고한 뒤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정의선씨 등 현대가의 3세들은 지분이 거의 없는 월급쟁이 신세다.

LG그룹에도 3세들이 있으나 '본'(本)자 항렬인 구본무(56) LG회장과 구본준(50) LG필립스LCD사장 등 대부분 나이가 많다.

재계 관계자는 "신진 재벌 3세들이 높은 학력수준과 국제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아버지 세대와 다른 '선진 오너'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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