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한ㆍ소 국교정상화 조약을 맺은 이후 과학기술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이 이루어져왔다. 이에 더하여 얼마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과학 기술분야에 있어서 새로운 협력 방안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91~99년 모스크바국립대에 유학했던 필자는 러시아와 한국이 최근 변화되는 러시아 상황을 고려하여 새로운 과학기술협력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러시아는 정부 주도로 방위산업에 필요한 핵물리학, 우주공학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발전시켜 과학 기술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그런데 최근 많은 과학자들이 외국으로 떠나 러시아 과학기술은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 러시아 일간지들은 요즘 이에 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양국간 협력의 길을 열어 나갈 것인가.
첫째, 그동안의 협력은 러시아 과학자를 초청하여 국내 기술발전에 활용하는 식이었지만 이제는 우리에게 이익을 줄 뿐 아니라 러시아에도 유익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으로 협력을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면 현지 실험실(Local Lab.) 개념을 도입하여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방법이 있다. 러시아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건비가 매우 싸기 때문에 적은 연구비를 가지고 여러 명의 과학자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나갈 수 있다.
둘째, 대표성 있는 기구를 통해 협력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개인이 스스로 결정하기 보다 결정된 것을 수행해 나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런 이들의 성향을 충분히 이해하여 대표성을 갖는 한국측 창구를 만들어 협력 사업을 추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러시아 과학기술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해야 한다.
러시아 과학기술이 뛰어나다는 말은 들어왔지만 일반인이 그 실체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일본은 정부가 러시아 기술현황을 파악하여 주기적으로 일반 기업이나 연구소에 소개하고 좋은 기술을 흡수하도록 돕고 있다. .
러시아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과학기술의 보고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필요한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좋은 파트너이다.
정부가 러시아 과학기술의 가치를 올바로 평가하고 그들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찾아 줄 것을 기대한다.
송용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특성평가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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