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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미학 '당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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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미학 '당신 안녕'

입력
2001.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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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우를 만나기 위해 연극을 보러 간다면, '당신 안녕'은 일단 기대할 만 하다.윤대성 극본, 정일성 연출로 극단 미학이 16일부터 문예회관 소극장에 올리는 이 작품에는 명배우 이호재가 나온다.

내년으로 연극 데뷔 40년을 맞는 베테랑이자 가장 자연스럽고 정확한 화술과 유연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다.

그의 상대역인 배유정도 연기력이 탄탄하다. 동시통역사, 방송인으로도 잘 알려진 여배우다. 다른 5명의 출연자도 무대 경험이 많은 배우들이다.

그의 역은 아내 앞에서 자살하는 중년 남자다. 직업은 교수 겸 극작가. 삶의 자신감을 잃은 그는 "내 인생은 고독과 고통 뿐이었다"고 고백한다.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 젊은 여자와의 사랑과 이별, 아내의 맞바람, 자식들의 외면을 차례로 겪으면서 그는 "나는 인생을 변화시킬 용기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쓸쓸한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다.

줄거리는 통속적이다. 그러나 연출가 정일성은 "부부 관계와 사랑의 본질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문제극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무대장치를 최소화하고 배우의 연기가 최대한 돋보이게 하겠다"는 말은 이 작품이 연기력의 승부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호재는 작품을 까다롭게 선택한다. 대본을 읽어보고 상대역이 누군지 확인한 뒤 고른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그런 절차 없이 바로 OK 했다. 이유는 '윤대성-정일성의 작품이니까'이다. 그만큼 신뢰한다는 뜻이다.

윤대성은 '출세기' '남사당의 하늘 ' '사의 찬미' 등 화제작의 작가. 정일성에 대해서는 "예리하고 합리적인 연출가"라고 말한다. 그러한 신뢰에 이번 작품의 관객들도 동의하게 될지 궁금하다.

16일(금)부터 4월 4일까지 서울 문예회관 소극장. 평일ㆍ토요일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일 오후 3시, 6시. 첫날 낮 공연 없음.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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