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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공항, 단계적 개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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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공항, 단계적 개방해야

입력
2001.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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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제공항 개항이 2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항 연기론과 항공사들의 단계적 이전론이 제기되고 있다.인천공항 안전문제와 시스템 운영체계를 점검한 DliA 항공컨설팅 컨소시엄은 최근 공항공사에 제출한 최종보고서에서 23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면개항 방침 재검토를 권고했다고 한다.

독일 호주 등의 항공전문회사로 구성된 이 컨소시엄은 수하물 처리시스템(BHS)의 용량부족 등을 이유로 전면개항은 무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지난 주 같은 이유를 들어 항공사들이 일제히 새 공항으로 이전하지 말고, 2주일 정도 간격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서를 김포공항 취항항공사운영위원회에 제출했다.

전문용역업체와 항공업체들이 공통으로 제기한 BHS 용량부족은 최근 공항측의 자체점검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었다.

시간당 600개 처리용량이 항공사들의 요구수준(성수기 900, 평상시 750개)에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다. BHS와 폭발물탐지장치의 연동운영이 안돼 보안상의 문제점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 시스템의 연동이 안되면 따로 따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업무처리가 더욱 늦어져 혼란이 불가피해 진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인천공항측은 "한달 전에 지적된 사항들이어서 대부분 해결됐거나 개선단계에 있으며, 개항 때까지 지속적인 훈련과 안정화 노력을 경주하면 개항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그 말을 믿고 싶다. 그러나 설계 자체가 부족하게 된 시스템을 단시일에 어떻게 개선할 수 있으며, 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너무 불편하고 비싼 교통문제 때문에 벌써부터 교통비와 근무시간 계산 등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사람들은 그래도 낫다. 지방공항과의 연계 항공로가 부산 제주 밖에 없는데다, 그나마 운항편수가 극히 제한돼 지방에서는 김포공항에 내려 짐을 찾아 들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국제선 연계성도 문제다. 공항내 숙박시설은 90실 짜리 환승호텔 하나 뿐이다. 대한항공 호텔은 내년 말에나 준공될 예정이고, 환승객을 위한 배후도시는 착공도 되지 않아 허브공항이란 명색이 우습게 된다.

98년 개항한 홍콩 첵랍콕 공항이 BHS 문제 때문에 2개월간 큰 혼란을 겪은 전례를 거울 삼아, 단계적인 개항론을 수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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