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윤이나는 오페라 무대로 친숙하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96년 이후 많은 오페라에 등장, 눈에 확 띄는 발랄한 연기와 밝고 맑은 목소리로 관객을 즐겁게 했다.'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코지 판 투테'의 데스피나, 오페레타 '박쥐'의 아델레로 돋보였다. 그런데 이 역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하녀다.
깜찍한 음모로 귀족을 골탕 먹이거나 얽히고 설킨 문제를 해결하는 똑똑함이 빛나는, 약방의 감초 같은 역이긴 하지만. "왜 늘 하녀 역만 주는지 모르겠다. '마술피리'의 파미나 공주 같은 역도 잘 할 자신이 있는데, 파파게나만 시키려고 한다"며 서운한 눈치다.
16일(금)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그의 독창회는 오페라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그의 새로운 면모를 만날 기회다.
스카를라티의 이탈리아 바로크 가곡, 슈베르트의 낭만 가곡, 풀랑의 프랑스 살롱 음악, 영국 민요를 재구성한 브리튼의 노래, 남미 민속음악의 색채가 짙은 히나스테라의 곡을 노래한다.
골고루 차린 성찬 같은 프로그램이 음악에 대한 그의 욕심을 보여준다. "오페라에서는 하녀였지만 독창회에서는 공주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며 웃는다. (02)2273-4455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