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체감경기 급속호전에 '엇갈린 해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체감경기 급속호전에 '엇갈린 해석'

입력
2001.03.13 00:00
0 0

지표상의 실물경기는 아직 '겨울'인데 경기기대심리, 즉 체감경기는 '봄'을 맞았다.지난해엔 '지표경기=활황, 체감경기=냉각'으로 '수치'와 '피부'의 커다란 괴리가 빚어지더니, 지난달부터는 체감경기가 지표경기를 훨씬 앞질러가는 정반대의 경기 양극화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체감경기의 빠른 호전에 대해 '실물 움직임과 동떨어진 착시현상'이란 경계론과 '실제로 머지않아 실물의 결빙을 녹여줄 것'이란 낙관론의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기대심리의 상승은 최근 조사된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일제히 100을 넘어선데서 발견된다. 대표적인 기업체감경기지표인 BSI가 100을 넘어서면 경기호전심리가 경기악화심리를 능가한다는, 본격적 경기회복의 신호가 된다.

대한상의가 전국 1,99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BSI는 1ㆍ4분기 63에 불과했으나 2ㆍ4분기엔 100으로 급격히 높아졌다.

업종별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조사한 전경련 BSI도 1월 62.7에서 2월 83.0, 3월엔 102.4까지 치솟았고, 특히 내수부문 BSI는 117.9(수출 111.4)에 달해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실물경기의 '완전한 해빙' 가능성을 예고했다. 재정경제부의 '50개 기업 간이조사'에선 BIS가 무려 120 안팎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실물경기도 과연 기대심리만큼 좋아지고 있는 것일까. 아직 2월 실물경기지표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각종 예비조사결과를 보면 0.1%(조업일수 감안시 4~5%) 성장에 불과했던 1월과 별 차이는 발견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최근 반도체 컴퓨터(PC) 자동차 유통 등 경제파급이 큰 4대 업종의 '2월 생산동향'을 비공식 조사한 결과, 반도체의 경우 지난달 생산증가율은 1월(전년동기대비 26.4%)보다 밑돈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물량확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매출액은 5% 증가에 그쳤고, 현대전자는 매출물량증가율조차 1월(23%)보다 낮은 16%에 머물렀다.

PC부문에선 주요 컴퓨터제조업체들의 내수판매가 작년 2월에 비해 25~30% 가량 감소, 수출확대에도 불구하고 생산증가율은 1월(마이너스 11%)보다 나빠졌다.

용산전자상가의 PC판매도 1년전에 비해 50%이상 줄었다.

자동차의 2월중 총생산은 23만대로 부진에선 어느 정도 벗어났으나, 증가율은 5% 미만에 그쳤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수출은 20%이상 늘어났으나 내수판매는 1.2% 감소했고, 대우차는 파업사태로 대폭의 내수ㆍ수출 감소가 빚어졌다.

유통부문에서도 ▦롯데 현대 뉴코아 미도파 신세계 등 5대 백화점 매출은 0.8% 증가에 그쳤고 ▦이마트 킴스클럽 등 양대 할인점 매출은 10.4% 감소했다.

결국 실물경기는 약간의 개선기미가 엿보이는 '강보합' 수준이지, 아직까지 기대심리의 호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증시와 회사채 시장등이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과거 몇 달간 지속된 부진에 대한 심리적 반등측면이 강하다"며 "기대심리가 투자ㆍ소비 진작에 도움도 되지만 지나칠 경우 오히려 경기회복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