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변화는 성과를 계량화한 수치에서 투명하게 나타나지만 직원들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서도 느낄 수 있다.어쩌면 직원들의 표정에서 변화를 더 잘 감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 국내 진출 15년 만인 지난해 처음 만성적자에서 벗어나 이익을 내기 시작한 유니레버코리아㈜의 이재희(54) 회장은 그동안 패배주의로 얼룩져있던 직원들의 어두운 표정을 단 번에 지워버린 추진력 넘치는 '클린징' CEO다.
이전 2명의 외국인 경영자들이 손을 들고 나간 후 1999년 8월 첫 한국인 CEO로 발탁된 이 회장은 취임 직후 3년 내 사업규모를 3배로 성장 시키겠다는 '3ㆍ3 프로젝트'를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이 목표에 대해 사내에서 조차 '과욕'이라며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두 차례의 합작사업 실패와 외환위기 여파로 침울한 그늘이 회사 곳곳을 어둡게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정적 성격에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일할 준비가 안됐다면 집에서 쉬는 편이 낫다"며 "언제나 사표를 쓸 마음으로 출근할 것"을 강조했다. 직원 개개인의 정신무장을 통해 조직 운영을 변화시키려 나선 것이다.
변화는 직원들의 긴장감으로부터 시작됐다. 회계사 출신으로 다국적 택배업체 CEO로 다년간 종사한 덕에 유통ㆍ물류망에 대해 정통해있는 이 회장은 부서별 목표 설정은 물론 목표달성 기간까지 정해 직접 꼼꼼히 챙겼다.
그의 채찍질은 취임 5개월째 회사설립 후 처음으로 월 100억원 매출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경리 파트에서는 믿을 수 없다며 여러 차례 매출을 재검토하는 해프닝마저 벌어졌다.
변화는 곧 회사전체로 확산됐다. 1년 반 전만해도 유니레버 대전공장 가동률은 하루 평균 31%대.
그러나 지금은 60%대에 이른다. 공장의 임시고용직원만도 50명이 늘었다. 대리점과 협력업체로부터 받는 어음 회수기간도 빨라졌다.
채권 회전기간이 90일이었던 것이 70일로 줄어들면서 유동성도 눈에 띠게 호전됐다. 자신감이 살아난 것이다. 전국의 배달 서비스 만족도 역시 취임 전 83%였던 것이 현재는 99%로 올라섰다.
또 제품 주문량 10개중 2개 정도가 모자랄 만큼 생산-판매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나 현재 제품부족률은 3%를 밑돌 정도로 변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성공에 대해 "세계적인 품질의 제품과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다국적 기업이라는 장점도 작용했지만 한국시장과 소비자 심리를 정확하게 읽어내기 위해 직원들이 부단히 노력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세계최초로 개발한 '도브' 샴푸에 대한 인기와 연간 700만 달러 이상에 이르는 해외 수출은 유니레버코리아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유니레버코리아㈜
70여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생필품ㆍ식음료회사인 유니레버는 지난해 총매출 476억 달러를 기록, 포천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54위에 오른 영국계 업체다.
주요 브랜드 제품으로는 '도브' 비누와 '립톤' 홍차, '매그넘' 아이스크림 등. 현재 400여종의 제품을 생산중인 유니레버는 88개국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150개국에 제품을 판매 중이다.
1985년 애경과 합작으로 국내에 진출한 유니레버는 식품사업부문의 유통망 확대를 위해 ㈜신동방과 또 다른 합작법인을 운영했으나 신통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93년 현지법인 유니레버코리아㈜ 설립 한 후 세계적 품질기준(ISO 9002 품질보증 및 14001 환경인증)과 생산기술을 갖춘 대전공장을 통해 샴푸, 스킨케어, 개인세정제, 치약, 섬유유연제, 바닥세척제, 립톤 아이스티믹스 등을 생산, 독자적인 판매망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태제과와 신동방 인수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
2000년 760억원, 2001년 매출목표 1,200억원
종업원
320명(대전 110명, 서울지사 및 영업 210명, 비정규직 제외)
제품
썬실크(샴푸), 도브(비누ㆍ샴푸ㆍ개인 세정제), 폰즈ㆍ바세린(스킨케어), 립톤(차 음료), 클로즈업(치약), 멘타덴트 및 지프(구강용품) 등.
서울 용산구 한남동 36의1, 문의: (02)7091-751
◈ 유니레버코리아㈜ 이재희 회장
1947년 부산 출생
부산대 상학과 졸(1969)-고려대 경영대학 회계학 석사(1974)
미국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 회계 컨설턴트(1970)/ 하얏트 리젠시 서울 관리이사ㆍ상무/ 네덜란드계 택배 전문업체 TNT 익스프레스 월드와이드 한국지사장ㆍ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부사장ㆍ북아시아 지역 사장/ 유니레버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취임(1999년)
영화ㆍ시ㆍ그림 감상
새벽 4시30분 기상/ 1시간 정도의 명상ㆍ참선/ 1시간 30분 정도 조깅 및 수영/ 아침 7시30분 출근
불교 (매주 2,3차례 삼성동 봉은사를 찾을 정도)
jaehee.lee@unilever.com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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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유니레버코리아㈜회장은 취임직후 전사원들에게 3년간 3배 성장을 목표로 함께 뛰자고 당부했다.
이 사장은 첫 단계로 지난 1년 반 동안 전 직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승리정신(The Winning Spirit)'을 불러일으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는 '승리정신' 15개의 행동방침을 만들어 자신은 물론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유니레버는 지난해 불경기속에서도 상ㆍ하반기 설정 목표를 달성했다.
'향후 3년, 3배 성장'의 꿈이 열매를 맺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승리정신은 자기혁신을 통한 자신감 회복"이라고 말했다.
◈ 안 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라.
◈ 일할 준비가 안된 사람은 출근하지 마라.
◈ 변화에 순응하기보단 꾸준한 자기개발로 도전하라.
◈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사업을 논하지 말라.
◈ 정보화의 흐름 속에서 살지않는다면 미래에 대해 말하지 말라.
◈ 고객을 위한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해 항상 생각하고 행동하라.
◈ 도전이 없이는 성공도 없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 행동으로 자기혁신을, 실행으로 성과창출을 이루라.
◈ 상호신뢰하고 팀워크를 존중하라.
◈ 정직과 성실성으로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라.
◈ 업무영역에 상관없이 일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하라.
◈ 매일 해고당할 각오로 출근하라.
◈ 목표에 충실하되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하라.
◈ 결정은 신중하게, 행동은 민첩하게 하라.
◈ 일에 끌려 다니지 말고, 일을 끌고 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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