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후보론'으로 한 차례 설전을 치른 민주당에서 이번엔 2002년 대선 후보를 선출할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신경전이 일고 있다.김중권 대표가 10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2002년 1월에 대선 후보를 경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기 때문에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대로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다.
이인제 김근태 최고위원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이 최고위원은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1월에 경선을 하면 2001년 정기국회 시기에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2002년 지방선거를 치른 뒤 6,7월께 전당대회를 하는 방안을 포함,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연기론'에 불을 지폈다.
김 최고위원은 "올해는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야 한다"며 전대 시기를 내년 8월 정도로 아예 늦춰 잡았다.
한화갑 최고위원과 노무현 해양수산부장관 측은 각각 "대통령과 당원의 뜻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전대 시기를 크게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시기 논쟁에서 한걸음 비켜 섰다.
이처럼 목소리가 엇갈리는 것은 각자가 처한 정치적 입지와 관련이 있다. 김 대표가 은연중 '조기 전대론'의 속내를 내비친 것은 대표로서의 왕성한 활동을 전당대회 분위기에 연결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일부에서는 시기를 앞당길 수록 김 대통령의 영향력 즉 '김심'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김 대표가 김심에 의한 낙점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반대로 국민적 지지도에서 앞서 있는 이 최고위원측은 김심에 기대기 보다는 막판에 '대세론'으로 장악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입각을 희망하고 있는 김근태 최고위원에겐 자신을 검증하고 국민적 지지도를 높일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정이 있다. 정치적 이해득실이 복잡한 만큼 앞으로 전대 시기 결정을 놓고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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