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북한은 3월 8일 '국제부녀절'(세계 여성의 날) 행사를 성대히 치루었다. 행사 소식을 접한 탈북 여성 김수정(37)씨는 "추억이 새롭다"면서 "부녀절에는 동네별로, 직장별로 또래 여성들이 밥과 반찬을 추렴, 한 집에 모여 종일 수다를 떨며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법정휴일은 아니지만 여성들이 주로 근무하는 직장의 경우 자체적으로 휴일로 지정할 수도 있다. 비교적 풍족한 이런 하루도 식량사정이 악화하면서 흐지부지해졌다고 한다.
북한 매체들은 8일 평양 인민문화 궁전에서 여성대표들과 북한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보고회가 열린 사실을 전하면서, 북한의 높은 여성의 지위를 자랑했다.
북한방송들은 남녀평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으며, 완벽한 탁아소 유치원 시설로 여성들이 마음 놓고 사회활동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객관적 지표로 본 북한 여성의 지위는 결코 낮지 않다. 노동력 구성비에서 여성이 50%를 차지하고, 교육 문화 보건 유통 서비스 부문 등에서의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제도적으로도 출산 전후 5개월 유급휴가을 보장하고 있다. 참정권 측면에서 남북을 비교하자면 남한의 국회의원 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의 경우 여성 비율이 20.1%로 남한의 3%를 크게 앞선다.
이러한 수치상의 평등에도 불고하고 북한에는 아직도 '가사일은 여성의 몫' '남자는 직장일을 하고 장사는 여성이나 할 일' 등의 고정관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탈북자 김씨는 "여성의 사회참여 문제는 남북의 특성을 고려해 비교해야 한다"면서 "노동력 차원에서는 비교적 평등함이 인정되지만 가정이나 사회문제에서는 '남자는 남자이고, 여성은 여성'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뿌리깊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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