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공공기관의 정수기와 먹는 샘물을 없애고 수돗물음수대만을 설치키로 결정, 묘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서울시는 12일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홍보 차원에서 이달부터 시청 및 산하 전기관과 25개 자치구 동사무소 민원실과 복도 등에 수돗물 음수대를 설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수도사업본부 및 사업소는 내달까지, 다른 시 산하 기관들은 연말까지 수돗물 음수대가 설치된다.
시는 이어 행정자치부를 비롯, 중앙부처 관계부서에도 협조공문 등을 보내 내년 6월까지 수돗물 음수대를 설치토록 할 계획이다.
이번에 설치될 공공기관 수돗물 음수대는 냉ㆍ온수 이용이 모두 가능하고 분기별로 수질검사 등도 실시된다. 이에 따라 먹는 샘물과 정수기 등은 공공기관에서 사라지게 됐다.
시 관계자는 "최근 시청을 비롯한 83개 산하 기관의 음수대 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45개 기관만이 수돗물 음수대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공공기관과 공무원부터 솔선수범, 수돗물 마시기를 생활화하도록 수돗물 음수대를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돗물 음수대가 시민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보일 지는 아직 의문.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주장이 계속되는 등 수돗물 안전이 100%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들에게 반강제로 수돗물을 마시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책임한 전시행정'이란 지적도 일고 있다.
구청을 자주 찾는 정모(28ㆍ여ㆍ부동산중개업)씨는 "앞으로 공공기관에 갈 때는 먹는 샘물을 갖고 가야겠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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