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학생이 잠자고 있는 동생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평소에 폭력적인 머드게임에 빠져 있었고 각종 엽기 사이트만 골라 서핑할 정도로 광적인 인터넷 중독자였다고 한다.이 사건은 머드게임과 관련해 그동안 발생해 온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사실상 예견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게임속 무기(아이템)를 현실에서 현금거래하고, 타인의 아이템을 사기. 폭행, 해킹 등을 통해 절취하는 사고가 잇따르던 와중에 급기야 살이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청소년들의 폭발적 인기를 얻고있는 머드(MUD, Multi-User Dimension)게임은 수많은 이용자가 게임제공업체의 대형 컴퓨터(servre)안에 펼쳐진 게임 시나리오(가상사회)에 동시에 접속하여 즐기는 게임이다.
게임이용자는 가상사회내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정하고 이를 통해 직업을 선택하고 결혼도 하며, 리얼타임 방식으로 채팅, 전투, 낚시, 요리, 사냥 등을 하는 등 현실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게 된다.
게임 속 가상사회는 약탈, 살인, 전쟁 등을 통해서 타인을 착취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과거 원시사회와 유사하다.
특히 강자가 약자를 재미삼아 또는 아이템을 뺏기 위해 살해하고, 집단을 몰려다니며 악행을 일삼는 등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가상사회는 게임내 상황을 현실로까지 파급시켜 폭행, 절도, 해킹 등 각종 범죄행위를 유발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해 머드게임에 대한 이용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그 개선방안으로 게임속 살인행위 등 악행에 대한 게임내 제재 및 조정기능을 마련할 것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게임내 법원, 판사 등의 캐릭터 구축, 양심의 가책기능 추가 등을 게입제공업체에 요청한 바 있다.
왜냐하면 머드게임은 그 특성상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 연장선상에 놓인 하나의 가상사회이기 때문이다.
가상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별다른 제재나 죄의식없이 행하는 악행은 이들의 의식에 정의부재(正義不在)를 심어줄 수 있으며, 현실에서도 동일한 행동을 할 개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며칠전 발생한 중학생의 살인사건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머드게임속의 원시적 가상사회를 정의가 있고, 법과 제도를 갖춘 현대 문명사회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럼으로써 게임이용자들에게 게임속에서도 법질서가 엄연히 존재함을 인식시켜주어야 할 것이다.
정동영·한국소비자보호원 생활경제국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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