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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25萬운집..."민중의 대변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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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25萬운집..."민중의 대변자" 환호

입력
2001.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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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군지도자 평화대장정 종결"게릴라가 아니가.대안 정치세력이다."

11일 멕시코 반군 사파티스타 민족해방전선(EZLN) 지도자들의 멕시코시티 입성은 반군이라는 지하조직에서 원주민들의 권익을 추구하는 좌파 정치단체로 EZLN이 변모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EZLN은 1910~1917년 혁명기 농민·민중 혁명가인 에밀리오 사파타 이후 처음으로 수도 멕시코 시티에 진입했다는 의미 외에 정부측으로부터 근거지인 남부 치아파스에 수감돼 있는 반군 지지자들을 전원 석방하겠다는 가시적 성과도 끌어냈다.

평화대장정 환영행사가 열린 이날 시내 중심가 소칼로 광장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탄생을 축하하듯 하루종일 함성과 감동으로 물결쳤다. '멕시코의 체 게바라'라 불리는 지도자 마르코스는 23명의 반군 지도자들과 함께 광장에 운집한 25만 인파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1994년 1월 무장봉기 이후 처음 대중 앞에 섰다.

■소칼로 광장은 해방구

"우리는 권력을 원치 않으며 이제는 그들이 귀 기울여야 할 때" 라는 그의 연설이 시작되자 인디언, 학생, 교수, 사회운동가 등 지지자들은 일제히 꽃가루를 뿌리며 열광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복면과 파이프를 새긴 T셔츠가 광장을 뒤덮은 가운데 각국에서 몰려든 동성연애자, 펑크족, 좌익 정치인, 가수 등이 합창을 하는 등 소칼로 광장은 마치 대형 콘서트장을 연상케 했다.

그는 "신중을 가장한 채 흥정과 이익에만 열중하는 사람이 있다"며 "원주민 권익 보장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비센테 폭스 대통령과 만날 의사가 없다" 고 밝혔다. 1996년 에르네스토 세디요 전 대통령과 원주민 권익보호 등을 규정한 '산 안드레스 협정' 을 맺었으나 배신 당한 쓰라린 경험 때문이었다.

이날 EZLN의 멕시코시티 입성은 1910~1917년 혁명기 농민ㆍ민중 혁명가인 에밀리오 사파타 이후 처음이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 정부측으로부터 치아파스에 수감돼 있는 반군 지지자들을 전원 석방하겠다는 가시적 성과도 끌어냈다.

■마르코스는 누구

공식석상에서 항상 눈과 입만 보이는 검은색 스키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EZLN의 부사령관으로 실질적 지도자라는 점,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반란 이후 정글 속에서 정부측과 '언어의 전쟁'을 펼칠 정도로 문장실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정도가 전부이다.

그는 자신의 이념을 문학적, 명상적 문체와 내용으로 인터넷을 이용해 세계 각지에 전파하고 있으며 그를 추종하는 웹사이트만도 26개국에 4만5,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백인이며, 프랑스 유학생활을 마친 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UNAM)에서 철학을 강의하다 1983년 치아파스 마을의 원주민 마을로 들어갔다고 알려져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본명이 라파엘 세바스티안 기옌으로 나이는 43세이며 북부 타마울리파스주 출신으로 보고 있다.

사생활도 베일에 싸여 있으나 지난 발렌타인 데이 전날 자신이 중산층 출신이고 정글에서 만난 마리아나라는 여성과 5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며 부인과 깊은 사랑에 빠져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96년 프랑수와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부인 다니엘 여사,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 등 40개국 3,00여명의 활동가가 치아파스에서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대륙간 회의를 개최하면서 행동가의 선각자로 부상했다.

최근 시애틀의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시위 등 각종 반세계화 시위의 조직과 활동을 주도한 활동가들은 대부분 당시 회의에도 참석했으며 이들의 행동ㆍ투쟁방식은 바로 '마르코스의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포함한 EZLN 지도자들은 12일 의회 평화위원회 의원들과 회담키로 했다. 이들은 원주민들에게 전통학교, 고유 언어의 라디오 방송 허용 등 폭 넓은 자치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수도에 계속 머문다는 계획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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