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9일 5046.86을 기록,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서며 '신경제 신화'를 마음껏 구가했다. 꼭 1년 지난 2001년 3월9일 이 지수는 2052.78까지 추락, 1000대 추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첨단 기술주에 대한 믿음이 단순한 거품을 넘어 신기루였다는 인상마저 준다.
'일본발 세계 공황'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돌자 일본 정부는 주말 긴급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1400조엔에 가까운 민간의 지갑을 열만한 훈풍이 되기엔 아직 멀다.
정치적 리더십의 회복없이는, 제로금리 처방도 미야자와 기이치 재무상이 '붕괴 직전'이라고 표현한 장기불황 국면을 타개하기 힘든 형편이다.
어쨌든 19일 열리는 일본은행의 정책위원회, 20일로 예정된 미 FRB 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 카드가 나오기까지는 국내 시장도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못한 채 혼미를 거듭하게 됐다.
무엇하나 속시원히 풀지도 못하면서 문제가 쌓아가는 형국이다. 고려산업개발 부도에 이은 동아건설의 사실상 파산선고에 정책당국자들은 리비아정부의 눈치를 살피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더구나 현대전자 등 현대계열 3개사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 과정과 내용을 보면 정부관계자들이 그동안 합창하듯 강조해온 부실처리의 원칙과 잣대가 뭔지 의구심이 든다.
자동차와 대형 백화점 등 일부 업종이 호조를 보이고 기업들의 경기 기대감이 다소 높아졌으나 가계와 기업의 전반적 체감경기는 여전히 살얼음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잭 스미스 GM회장과의 만남이 날로 가치를 잃어가는 대우차 문제를 푸는 작은 계기가 된다면 황량한 가슴을 달래는 봄소식이 될 것이다.
이유식 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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