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국 3만 5,615개 시ㆍ군에서 시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11일(현지시간) 실시된다.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전통적으로 우파가 독차지했던 파리 시장 자리를 좌파가 탈환할 지 여부. 파리 시장직은 1871년 파리 코뮌이 무너진 후 폐지됐다가 1977년에야 부활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우파인 공화국연합(RPR)의 아성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 좌파의 입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998년 구(區)의회 선거에서도 과거 우파가 독점했던 파리 20개구중 6개구가 좌파로 넘어가는 등 우파 진영의 끝없는 부패 스캔들에 파리 시민들이 등을 돌리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사회당 후보인 베르트랑 들라노에 상원의원의 승리를 예상하고있다. 후보 지명전만 해도 무명의 정치인이었던 들라노에는 여론조사마다 65%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당당히 밝힌 들라노에는 새 시대에 걸맞는 '변화와 개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여론 조사대로라면 파리 코뮌 이후 130년 만에 좌파의 파리 시청 입성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RPR이 내세운 파리시장 후보 필립 세갱은 사회부장관, 하원 의장, RPR총재, 프랑스 동부 에피날 시장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지만 기대만큼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파리 시장인 장 티베리는 각종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소속당인 RPR에서 마저 제명되자 무소속으로 출마, 선거운동을 계속해 우파의 표를 분산시키고 있다. 이 날 선거에서 50% 이상 득표한 당선자가 없을 경우에는 18일 1, 2위 후보들끼리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파리=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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