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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대북정책 관심사 다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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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대북정책 관심사 다를뿐"

입력
2001.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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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기본적으로 대북정책을 놓고 한미간에 이견을 보였다는 시작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과 미국이 각각 북한을 대하는 국가 철학적, 정서적 면에서 차이가 있고, 대북 정책의 우선 순위가 다를 수 있지만 이를 한미간 이견차로 보는 것은 현상의 혼동이나 곡해라는 입장이다.즉 민족 갈등의 치유, 군사적 긴장완화, 냉전해체 등의 측면에서 남북문제를 풀어가려는 우리와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미국 사이에 대북인식의 수준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우리 정부가 다뤄야 할 사안과 미 정부의 관심사가 일치하지 않음에 따라 '대북 상호주의'의 개념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상호주의와 검증을 말할 때의 지향점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상호주의를 언급할 때의 맥락은 다른 차원인데도 같은 선상에서 보고 견해 차이로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게 정부측의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이 별개의 트랙을 타고 북한에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이 종종 망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달 8일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한국 정부의 비대칭적 상호주의를 이해한다"고 말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남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축적' '비등가적' '비동시적' 상호주의를 적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미국이 인정하고 있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다만 부시 대통령이 8일 한미 정상회담후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회의감을 표시하고 검증을 강조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의혹에 대해서는 '비대칭적 상호주의' 적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는 한미 양국이 이 같은 인식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논리적 틀로 '역할분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이 북한에 대해 좋은 경찰(good cop) 역할을, 미국이 나쁜 경찰(bad cop) 역할을 할 경우 북한을 개혁ㆍ개방으로 이끌고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욕을 분쇄하는 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영관(尹永寬) 서울대 교수는 "양국이 너무 같은 소리를 내면 북한의 변화를 위한 지렛대가 사라질 수 있다"며 "양국간 입장차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읽는 기본 입장과 대북 접근방법에서 한미간에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강하게 확인됨에 따라 우리 정부가 큰 짐을 지게 된 것은 분명하다. 구체적 사안에서 양국간 정책 조율의 필요성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관계와 남북 관계 진전의 속도차가 현저해질 경우 한미간에 갈등의 소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정부는 부시행정부의 대북진용이 하루 빨리 갖춰 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진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결과로 양국간 정책 조율의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새 진용이 갖춰지기 전이라도 한미간 협의 채널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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