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의원회관 일부 의원들의 사무실에 대변이 들어 있는 편지가 배달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의원회관 한나라당 L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에 사무실로 발신인이 적혀있지 않은 편지가 배달돼 열어보니 투명 비닐봉투로 포장한 대변과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7일자 소인이 찍힌 이 편지는 민주당 P 의원과 한나라당 K, S, P, L 의원 등 여야 중진급 의원 30여명에게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 사무실에서는 우편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 확인해 보다 놀라서 바로 편지를 버리기도 했다.
중진급 의원들에게 오물편지가 배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일부 의원 사무실에서는 뒤늦게 우편물 수거함을 뒤지면서 배달사실을 확인하는 등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국민의 소리'라는 제목의 편지에는 '국민의 대변(大便)으로, 국민을 대변(代辯)하여, 민초의 아우성. 막힘이 만병의 근원이라, 변이 막히면 건강이 위험하고, 피가 막히면 목숨이 위험하고, 국민의 여망이 막히면 나라가 망하나니 국민의 대표들이여 국민의 진실한 여망은 안중에도 없으니 민초들은 참으로 허탈하다'고 적혀 있다.
P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도 이 같은 편지가 일부 의원들의 사무실에 배달돼 쉬쉬하고 넘어 간적 있다"면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임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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