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지역에 단 한명의 학생도, 자체 교실도 없는 초등학교가 개교하는 기현상이 빚어졌다.9일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구성읍에 동아 솔레시티아파트(1,700가구) 완공으로 30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올 것에 대비해 3월 아파트 인근에 보정초등학교를 개교하기로 하고, 지난달말에는 교장 교감과 교사 6명을 발령했다.
그러나 동아건설의 부도로 솔레시티의 보증시공을 맡았던 한국부동산신탁까지 부도나면서 입주가 지연돼 보정초등학교는 '학생없는 학교'로 남아 있다. 교사들은 지난 2일 상견례를 겸한 개교식까지 가졌으나 학생이 없는 텅빈 교실을 지키고 있다.
이 학교는 또 자체 교실도 아직 확보하지 못해 교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신축중인 학교 건물은 올 6월에나 완공될 예정. 때문에 인근 구성읍 마북리 마북초등학교에서 교실 7개를 빌려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일에는 동아건설에 대한 파산결정이 나와 '학생없는 학교'는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난개발과 경제난이 낳은 비극"이라며 "학생들이 찾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당분간은 그 기대도 접을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송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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