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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對北觀은 역시 '강경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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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對北觀은 역시 '강경론'

입력
2001.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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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부시 행정부의 대북관이 속내를 드러냈다.부시 행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 화해협력 관계를 이끌어낸 한국의 대북포용정책을 총괄적으로는 지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대북관에 있어서는 한국과 현격한 시각차를 갖고 있음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관을 요약하자면 북한은 여전히 '깡패국가'이기 때문에 북미회담의 조기재개는 시기상조이며 설령 협상이 이루어지더라도 철저한 검증이 전제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공화당측이 보여준 대북 강경론의 기조가 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부정적인 대북관은 부시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나는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회의감(scepticism)을 가지고 있다"고 한 대목에서 결정적으로 확인됐다.

부시는 "북한과 미래에 대화는 하겠지만, 앞으로 그 대화에서 있을 합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면서 "김 대통령의 비전을 지지하지만 회의적인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한 고위관리는 배경설명에서 "북한이 미국에 도움이 되지않는 기술을 수출하고 있는데다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이날 더욱 직설적인 표현으로 대북 불신감을 드러냈다.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파월장관은 회담후 "북미 대화는 부시 행정부가 북미관계에 대한 검토를 마칠 때까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으며 북한에 의해 '우롱(fooled)'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이어 오후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한미 정상회담 결과 북한에 대해 강한 입장(position of strength)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과 파월 장관 등의 이 같은 대북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김 대통령과는 크게 엇갈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더글라스 팔 아ㆍ태정책연구소장은 "부시가 북한을 무장해제 하려는 '경찰(cop)'이라면 김 대통령은 개과 천선할 수 있다고 보는 '목사(priest)'처럼 보인다"고 비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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