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아르바이트:학생이나 직업인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학업이나 본업 이외에 부업으로 하는 일(연세한국어사전ㆍ연세대 언어정보개발연구원 편ㆍ두산동아)
◎새정의
알바:아르바이트의 준말. 청소년 매매춘을 뜻하는 속어.
외래어 중에는 본래의 뜻과 다르게 사용되는 단어가 많다. '과식하다'라는 '오버이트(overeat)'는 '토하다'로 쓰이고 '정원'을 뜻하는 '가든(garden)'은 '고깃집'이나 '식당'을 의미한다. 독일어로 노동, 작업, 일터 등을 뜻하는 아르바이트(arbeit)는 아예 '부업'으로 사전에 올랐다. 대학생들의 대표적 아르바이트인 과외가 금지된 시기에는 '몰래바이트'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토착화한 단어이다.
아르바이트가 컴퓨터의 보급과 더불어 컴퓨터식 축약어인 '알바'가 된 것이 90년대 후반.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 단어는 10대들 사이에서 '돈을 벌기 위해 성관계를 맺는 것'이라는 뜻의 은어로 쓰이고 있다. '원조교제'의 변형인 셈이다. 물론 사전에는 '원조교제'도 없다.
일본에서 만든 이 신조어는 요즘 신문지상에 비판의 대상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내린다. 청소년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발효 이후 지난해말까지 원조교제로 적발된 건수는 1,159건. 이 중 563명이 구속됐다. 이 법에 따르면 위반자중 성인은 최고 15년형에 처할 수 있으며 청소년은 보호처분을 내린다. 법률은 '청소년 매춘'으로 표현하고 있다.
'알바'는 성토대상인 '원조교제'라는 단어를 당사자들이 '순화'시켜서 쓰는 위장어이다. 7일 원조교제를 하다 적발된 대구의 한 여중생은 상대편 남자가 인터넷채팅사이트에 '알바할래?'라는 대화방을 띄워 만났다고 한다(본보 8일자 31면).
심지어 청소년 윤락알선사이트인 '알바클럽'까지 등장, 지난달 경찰의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의해 폐쇄되기도 했다. 알바는 소녀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청소년구호기관인 안산 '신나는 집'의 강명순 원장에 따르면 남자아이들도 알바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원조교제'라는 말이 '(경제적) 원조'라는 말을 붙여 '돈을 주고 어린 여학생의 몸을 사는' 어른들의 비도덕적인 성행위를 호도한다면 '알바'는 청소년들이 성을 파는 행위를 노동으로 탈색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이 때문에 원조교제나 알바나 '미성년자 약취' 또는 '청소년 매매춘'으로 불러야 마땅하다. 물론 더 바라는 것은 이런 용어들이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세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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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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