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게 마치 제사 지내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절을 하다가 옆 사람 눈치 보며 일어나는 모습이 바로 자신의 그림 감상법이라는 거죠. 미술을 대중에 소개하는 저로서는 무척 안타까운 일입니다."미술 전문 MC로 유명한 한젬마(31)씨는 늘 이런 마음으로 책을 쓴다고 한다. 1999년 출간돼 10만 권 이상이 팔린 '그림 읽어주는 여자'때도 그랬고, 최근 펴낸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명진출판 발행)에서도 그랬다. "어떻게 하면 대중이 미술작품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다.
"미술관에 가면 딱 2점만 눈에 담아온다는 기분으로 감상하세요. 그리고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만 보려고 하지 마세요.
그것은 자신의 미술지식에 대한 확인이자 소유욕에 불과합니다. 대신 우리가 영화관에서 느끼듯 전시 공간의 아름다움에 주목하세요.
그러면 그림은 어느새 당신 곁에 다가서 있을 것입니다."
쾌활한 성격만큼이나 말에 막힘이 없다. 하지만 이번 '책 작업'은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올해 상반기 중 개최할 자신의 두번째 판화 전시회와, 최근 개설한 홈페이지(www.artjemma.com) 준비 등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했기 때문이다
. EBS '우리 미술 바로 보기'와 KBS '문화마당'의 진행, 지난 주 개강한 국민대 서양미술사 출강 준비도 겹쳤다.
책에는 이렇게 바삐 살아가는 그의 미술에 대한 애정이 소복하게 쌓였다. 이철수 김종학 윤석남 렘브란트 루벤스 등 국내외 미술작가 80명과 그들의 대표작을 친절히 소개했다.
서울대 미대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한 전문가로서의 시각과, 대중을 품에 안고 미술 세계로 들어가려는 가이드로서의 입담이 잘 어우러진 책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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