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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파라오의 음모

입력
2001.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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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추리소설은 대중의 지적 호기심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장르다. 역사적 지식과 상상력의 교차, 여기에 흥미진진한 서스펜스적 요소까지 가미되면 독자의 호기심은 가열 직전이다. 남은 문제는 작가가 얼마나 정교한 플롯으로 이들을 적절히 요리할 수 있느냐 하는 것.국내에서 이미 출간된 '미켈란젤로의 복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진실'로 잘 알려진 폴란드 출신의 독일 작가 필리프 반덴베르크 소설의 인기 비결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출간된 '파라오의 음모'는 1973년에 발간된 그의 처녀작으로 그에게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의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소설의 역사적 배경은 고대 이집트 문명이다. 인류사의 신비를 여전히 숨겨두고 있는 듯한 이 문명 자체가 거대한 수수께끼이듯이 역사추리소설의 소재로 이만큼 제격인 것도 드물다.

서스펜스의 꼭지점에는 인간으로 태어나 신으로 죽은 '임호테프'가 있다. 기원전 2,500년 무렵 이집트 제3왕조의 두번째 왕인 파라오 조세르의 통치기에 총리였으며 의사, 설계사, 사제로 당대를 주름잡았던 천재로 알려진 인물.

최초의 피라미드인 사카라의 계단식 피라미드를 만들고, 가장 오래된 이집트의 지혜론을 썼으며, 의사로서 행한 기적들 때문에 의술의 신으로 추앙받았다.

사막에 숨겨진 채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임호테프의 무덤엔 금은보화와 인류에 관한 총체적 지식이 담겨 있으며,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전세계를 지배하는 힘을 가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반덴베르크는 임호테프의 전설에 20세기초 제국주의 국가간의 첩보전을 겹쳐놨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정보부와 이집트 민족주의 단체가 그의 무덤의 비밀을 찾기 위해 아슬아슬한 각축전을 벌인다.

고고학적 사실과 인문학적 교양이 넘치는 상상력, 고대적 신비와 현대적 암투가 포개진 반덴베르크 소설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박계수 옮김.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ㆍ 한길사 발행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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