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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종길교수 동생 수기 펴내 "中情서 거액주겠다 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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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종길교수 동생 수기 펴내 "中情서 거액주겠다 회유"

입력
2001.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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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유럽 거점 간첩단사건'과 관련,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받다 의문의 추락사를 한 서울대 최종길(崔鍾吉) 교수의 동생 종선(鍾善ㆍ56ㆍ재미 사업가)씨가 최근 귀국했다. 형의 죽음에 대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 응하기 위한 것.최씨는 8일 "형님은 타살된 뒤 자살로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조목조목 그 근거를 들었다.

부검 사진에 고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들이 곳곳에 있었고, 당시 중정측이 자신에게 "부검에 참여하면(자살조작에 협조하면) 거액을 주겠다"고 회유했으며, 투신자살 현장에 혈흔이 전혀 없었다는 점 등이 그 것들이다.

27년여만인 14일 발간될 최씨의 수기 '산 자여 말하라, 나의 형 최종길 교수는 이렇게 죽었다'에는 이런 모든 정황들이 상세히 담겨있다.

73년 당시 중정 감찰실 요원으로 형을 직접 중정으로 안내해 갔던 기구한 운명의 최씨는 형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입원한 정신병원에서 감시의 눈길을 피해 수기를 썼다.

수기를 건네받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공소시효 직전인 88년 검찰에 이를 근거로 진상규명을 요청했지만 사건은 또다시 유야무야됐다.

12일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1인 시위도 벌일 예정인 최씨는 "진실은 당시 중정 직원들의 양심선언을 통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이제는 산 자들이 말해야 할 때"라고 거듭 호소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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