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12월11일(창립 기념일)은 프로야구의 생일이고, 1982년 3월27일(개막전)은 프로야구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날이다. 창립 기념일을 기준으로 하면 올 해가 프로야구출범 20주년이 되고 개막일을 기준점으로 삼으면 출범 20년이 된다.20년이라는 숫자는 프로야구가 이제 성년의 나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지난 시즌까지가 홀로서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야 하는 시기다.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는 2001년 제2차 이사회가 열렸다. 올해 사업계획과 20주년 기념사업을 의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KBO총재, 사무총장, 8개구단의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는 사실상 프로야구계를 좌지우지하는 모임이다.
그런데 이날 이사회를 지켜보면서 유감스런 일이 하나 있었다. 20주년 기념사업이랍시고 내놓은 것들이 대부분 1회성 행사들이다.
관중감소로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워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면서도 관중을 증대하기 위한 대책은 하나도 없었다. 물론 이날 사업이 KBO차원에서 준비한 것이라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수긍이 간다.
그렇다고 하더라고 프로야구 출범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지금 20년사업을 인기몰이와 연결시키려는 흔적이 전혀 없다.
프로야구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들이 과연 정말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 지 되묻 지 않을 수 없다. 선수협파동,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약관 시정명령, 한ㆍ미 야구협정의 불평등으로 인한 문제가 도질 때마다 "못해 먹겠다"고 사장단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정말 프로야구의 문제점과 대책을 찾으려고 제대로 노력한번 했는 지 궁금하다.
잘나가는 기업도 유수의 경영컨설팅회사에 의뢰해 항상 변신을 시도하는 세상이다. 더구나 프로야구 구단들은 연간 100억원대의 적자를 본다. 경제논리로만 따지면 당연히 퇴출되어야 한다.
계열사에서 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사장들이 성년이 된 프로야구를 '비즈니스'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가 바로 지금이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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