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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뉴아트 작가와 현장] (13)佛페미니스트 미술작가 아네트 메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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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뉴아트 작가와 현장] (13)佛페미니스트 미술작가 아네트 메사제

입력
2001.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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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아네트 메사제(Annette Messager)는 페미니스트 작가이다. 하지만 그의 예술은 남성 시각 위주의 예술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편견을 공격하는 식의 극렬한 형태는 아니다. 그의 작품은 여성으로서의 자각과 경험을 탐구하고 고유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프랑스 미술계가 메사제를 수식할 때 즐겨 사용하는 단어는 악녀, 히스테릭한 여자, 마녀, 잔인하고 염치 없는 여자 등이다.

그러나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학생을 세심하게 지도하고 있는 그의 실제 모습은 이러한 단어와는 관계가 먼 50대 초반의 우아한 작가였다. 무엇 때문에 그에게 극단적 수식어를 붙이는 것일까, 캐릭터 때문일까, 아니면 가학적인 작품 내용 때문일까.

작품의 소재는 병들어 죽은 동물이다. 그의 작품엔 박제된 새가 즐겨 나타나고, 때론 천과 실을 이용해 만든 동물인형이 등장한다. 퐁피두센터에 전시되고 있는 그의 작품 '기숙사 학생' 도 큰 화제가 됐다.

'기숙사 학생' 은 여러 개의 유리 진열장 속에 박제된 새들을 설치해 놓은 작품이다. 유리관 속, 어두운 불빛 아래 깊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박제된 새들 중 일부는 진짜 새의 시체이고, 일부는 그가 헝겊과 실을 이용해 만든 인조 새다. 새들은 모두 모성애를 드러내는 부드러운 털실로 짠 따뜻한 옷을 입고 있다. 그는 어느날 길을 걷다 보도 위에서 새의 시체를 발견한 후 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약한 시체를 돌봐주고 싶었습니다. 마치 아기에게 옷을 입히듯, 따뜻하게 보호해주고 싶었죠. 박제된 새의 눈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눈이에요.

진짜 눈은 제가 먹어버렸죠. 박제란 죽은 동물을 살아있는 듯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죠. 저에게 박제동물은 시간을 정지시키는 제스처입니다.

마치 사진과 같지요. 사진을 보게 될 때 사진은 과거를 나타내는 것, 이미 죽은 것입니다. 하지만 보호한다는 것은 때론 그물에 가두어 버리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엄마가 자식에게 너무 옷을 많이 입혔을 때와 마찬가지입니다.

보호란 일종의 구속이지요." 그는 자신의 어머니도 굉장히 착한 사람이었지만, 자식들에게는 불행했다고 말했다.

"사실 모든 어머니들은 자식에게 가학적 경향을 보이죠. 일반인 역시 자기 내부에 가학적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어두운 면이 있고, 어두운 면들이 나쁘거나 왜곡된 모습으로 노출되기도 합니다.

제가 박제된 죽은 동물을 가지고 작업하는 이유는 우리가 버리고 싶어하지만 없앨 수 없는 마음 속의 동물적 단면을 드러내기 위함이죠.

미술관 가는 것을 좋아하는 대중은 엿보기 취미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미술관에 걸려있는 작품은 모두 타인이 완성해 놓은 작품이죠. 미술관에 걸려 있는 여자 그림은 대부분 누드화입니다. 사실 미술관은 사디스트들을 위한 공간이죠."

당신도 어머니냐고 묻자, "어머니는 어머닌데 미친 엄마"라고 말했다. 미친 엄마가 죽은 새들을 가지고 어머니 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사실 그는 독신이다.

메사제의 초기 작품은 주로 사진이었다. 70년대 '나의 질투심'이란 작품에서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 사진에 주름을 그려넣거나, 치아를 없애버리는 짓궂은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80년대에는 '내가 좋아하는 남자들' '내가 싫어하는 남자들' 시리즈를 통해 여성의 무료한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꼬집기도 했다. 사진매체의 중심작가로 섰던 그는 2000년대 들어서는 사진을 작품 소재에서 제외했다.

"석달 전 파리의 대표적 갤러리 '마리안 굿 맨' 에서 열렸던 개인전 '복제시대의 회고' 에서도 메사제는 동물의 몸을 사용했다. 팔 다리가 잘려나간, 때론 내장까지 드러낸 수십개의 동물 인형에 털로 짠 옷을 입혀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 벽에 걸거나, 바닥에 그물을 치고 그 안에 동물 인형을 가두어 놓기도 했다.

집안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털실과 바늘, 스타킹, 헝겊 조각들을 꿰매고 짜고 깁고 수놓은 작품이다. "여성의 일상사를 나타내는 소재이기 때문에 제가 흥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러한 재료들이 소우주, 세상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화한 사회와는 거리가 먼 재료들을 통해 시간의 유한성을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공격적이면서도, 부드러운, 그리고 강한 작품을 지향하고 있는 그는 자신을 수치심이 없으면서 동시에 부끄러움이 많은, 양면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여성 아티스트로 존재한다는 것은 남성 아티스트하고는 달라요. 작품을 발표하면 미술계는 작품보다는 작가의 삶, 인생을 들추어 내고 이와 결부시켜 해석하고 싶어하지요.

나는 여성으로서의 문화와 삶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적 성격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여성임을 받아들이고 여성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재료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관객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 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숨기는 것이 많을수록 관객들은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지지요."

후원 LG상남언론재단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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