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의 북한 방문은 남북 문화ㆍ관광ㆍ체육 교류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방북으로 경제(남북경협추진위원회)나 국방(남북국방장관회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정부 차원의 문화ㆍ관광ㆍ체육 교류가 본격적 틀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남북 문화장관 회담 정례화와 문화 부분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체결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참가 등 체육 분야 교류협력 방안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오사카(大阪) 탁구선수권대회가 불과 한 달 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단일팀 구성은 반드시 합의해서 돌아오겠다"는 말처럼, 원론 차원에서 논의됐던 교류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논의 대상으로 월드컵 남북 분산개최, 태권도 시범단 상호방문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런 표면적 의미 외에 김 장관의 방북에 정치적 의미를 두는 시각도 많다. 방북 시기가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방문 앞둔 시기여서 과거 전임자였던 박지원(朴智元) 장관처럼 모종의 중대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다.
지난 해 9월 서울을 공식 방문한 김용순(金容淳) 아태평화위원장에 대응한 '특사 교환'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 장관은 "김정일 위원장 면담 등 정치적 일정은 전혀 없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에 대해서는 13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밤에 숙소로 찾아온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비는 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金문화 일문일답.
-남북 연계관광을 북측에 제안한다는데.
"9월이면 서울에서 세계관광협회(WTO) 총회가 열린다. 그 전에 평양 개성 묘향산 백두산 등 북한의 4대 관광자원을 개발해놓으면 남과 북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겠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참가와 합숙 훈련이 가능할 것인가.
"단일팀으로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최소 3주 동안 합숙훈련이 필요한 만큼 시간이 촉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탁구가 단일팀 구성 경험이 있는데다 최근 북한 탁구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므로 단일팀 구성은 확실하게 추진하겠다."
-이번 방북의 정치적 의미는 없는가.
"문화관광부 장관 자격으로 가는 것이다. 문화부 관장 업무만 논의하겠다.
북한 측 초청자가 김용순 위원장인 것은 지난 해 12월 장관급회담에서 우리측이 김용순 위원장에게 남북문화장관회담을 제의했기 때문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