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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베를리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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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베를리오즈

입력
2001.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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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9년 3월8일 프랑스의 작곡가 루이 엑토르 베를리오즈가 66세로 파리에서 죽었다. 베를리오즈는 프랑스에서는 매우 드문 교향곡 작곡가였고, 표제 음악(프로그램 뮤직)이라는 관현악곡 스타일을 창시했다.표제 음악이란 곡의 내용을 설명하거나 암시하는 표제로써 일정한 관념이나 사물을 묘사하거나 서술하려는 음악으로, 소리의 순수한 예술성만을 목표로 삼는 절대 음악과 대립되는 개념이다. 베를리오즈는 또 음악사에서 쉽게 찾아 보기 힘든 명문가였다.

음악가로서 그와 비견할 만한 문장가로는 바그너 정도를 떠올릴 수 있을 뿐이다. 베를리오즈의 자서전 '회상록'은 전기 문학 분야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베를리오즈가 만든 극음악으로 '파우스트의 영벌(永罰)'(작품 번호 24)이라는 작품이 있다.

시인 네르발이 프랑스어로 번역한 괴테의 시극(詩劇) '파우스트'를 대본으로 삼고 원작에는 없는 헝가리 장(場)을 덧붙여 작곡한 것이다. 오페라가 아니라 연주회 형식의 '극적 이야기'인데, 작품 중의 '헝가리 행진곡'이나 '병사의 합창'같은 곡은 따로 연주되기도 한다.

사후에 악마에게 영혼을 주는 대가로 현세의 쾌락을 마음껏 누리는 파우스트 박사의 전설은 16세기에 독일에서 집성되었다. 파우스트라는 캐릭터에는 15세기 말의 실존 인물인 연금술사 게오르크 파우스트와 전설적 마술사 요하네스 파우스트의 행적이 뒤섞여 있다.

파우스트 전설에 대한 초기 문헌들은 독일어로 되어 있지만, 그것을 처음으로 예술적 소재로 취한 사람은 영국의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다.

그의 희곡 '포스터스 박사'(1588-92)는 17세기 유럽 대륙에 널리 퍼져 인형극으로까지 공연되었고, 뒷날 괴테의 시극으로, 토마스 만의 소설로, 구노의 오페라로, 베를리오즈의 극음악으로 이어졌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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