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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에 줄선 기업들 벌써 '수확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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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에 줄선 기업들 벌써 '수확의 계절'

입력
2001.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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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후보를 적극 지원했던 기업들이 부시 행정부가 자리를 잡아 가면서 덕을 보고 있다.월 스트리트 저널은 6일 대선 때 부시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했던 기업들 중 신용카드 발급회사인 MNBA아메리카은행이 최근 파산법 개정으로 엄청난 혜택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제약, 담배, 항공, 석유 등 부시를 지원했던 다른 기업들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줄기찬 로비에도 이루지 못했던 각종 규제 철폐 등으로 상당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내 최대 신용카드 회사 중 하나인 MNBA아메리카는 대선 과정에서 부시에게 130만달러를 제공,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기부했다. 찰스 콜리 MBNA아메리카 회장은 플로리다주의 법정 공방 대책위원회와 대통령 인수위원회에도 11만달러를 내놓았다.

MBNA아메리카는 최근 부시 행정부가 신용카드업계의 로비 방향대로 파산법을 개정키로 함에 따라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개정법안에는 파산한 소비자들이 연체 대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대금 납부 예외 조건을 크게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개정법안이 시행될 경우 카드회사들은 연간 수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 행정부는 이와함께 직장내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산업재해와 관련된 규제법안의 폐기도 추진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명한 이 법안은 비서직이나 재봉사 등이 손목관절통과 허리디스크 등의 직무 관련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기업의 예방의무를 강화했다. 미국의 주요 경제단체들은 기업의 비용 증가를 이유로 이 법안의 시행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또 지난 2년동안 공화당에 정치자금으로 1,200만 달러를 쏟아 부은 제약회사들은 환자의 동의없는 진료기록의 열람 및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의 완화와 의료보험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필립 모리스와 레이놀즈 등 담배 제조회사들은 수십억 달러의 배상 비용이 걸린 담배피해자들의 소송을 새 행정부가 무마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 부시의 당선이 확정된 뒤 부시에게 새 항공기를 제공했던 아메리카 에어라인 등 항공사들은 댈러스공항의 담합행위에 대한 제소사건의 근거인 반독점법의 개정을 바란다. 한 때 석유회사를 경영했던 부시와 사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석유회사들은 자연보호의 명분에 밀려 번번히 좌절됐던 알래스카 중부 평원의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 허가가 이번에는 반드시 이루어지길 고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내려진 분할 명령을 항소심에서 뒤집기 위해 총력 로비에 나섰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과 시민 단체들은 "부시 행정부가 사적인 관계에 치우쳐 공익을 손상시키면서까지 기업에 특혜를 주는 정책을 시행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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