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썩었다"고 화를 내는 시민 중 상당수가 정작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때 투표하지 않은 것처럼 "대주주의 전횡으로 주가가 폭락했다"고 하소연하는 투자자중 상당수는 언제, 어디서 해당 기업의 주주총회가 열리는지 조차도 모르고 지낸다.일부에서는 "나 같은 소액주주가 무슨 힘이 있나."라고 푸념하지만 이는 스스로를 비하하는 발언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98년 이후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주주제안, 서면투표 등 소액주주 권한이 대폭 강화됐지만 실제 권리행사는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3년간 주총에서 소액주주가 실제로 소수 주주권을 행사한 사례는 0.4%(2개사)에 불과하다.
주총은 소액주주가 1년에 한 번 주인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는 날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대부분의 상장회사가 이번 주(5~9일)에 주총을 여는데 특히 금요일(9일)에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 주총이 무더기로 예정되어 있다.
깨어있는 시민이 선거를 통해 능력없는 정치인을 심판하듯이 깨어있는 투자자라면 주총에서 경영진의 무능을 심판해야 한다. 내가 투자한 회사가 지난해에는 장사를 잘했는지, 배당률은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적정한지, 대주주를 위해 소액주주에게 손실을 입힌 경영진은 마땅한 처벌을 받게 되는지에 대한 감시의 눈을 번뜩여야 할 때이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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