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스 이리가레이, 줄리아 크리스테바와 더불어 프랑스 페미니즘 이론의 새로운 삼위일체로 불리는 엘렌 식수(파리 8대학 교수). 이론가 겸 작가로 강단과 연극 무대에서 활동 중인 그의 화제작 '오이디푸스의 이름'을 씨어터 21이 한국 초연한다.소포클레스의 고대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여성의 눈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는 신들의 잔인한 계획에 따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 이오카스테와 결혼하게 된다. 아내가 어머니임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되어 유랑한다.
그러면 이오카스테는? 남편이 아들임을 알고 경악하는 이 여인의 고통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자살했다고 짧게 처리될 뿐이다.
엘렌 식수는 소포클레스가 지나쳐버린 이오카스테의 내면을 파고들어 여성의 억압과 소외를 드러낸다.
1978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오페라로 초연됐던 이 작품을 서울시립오페라단 무대감독으로 15년 이상 활동해온 장윤경이 연출한다.
무대장치를 최소화하고 배우의 움직임과 소리에 의존, 극도로 양식화한 무대를 보여준다.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가 두 명씩 등장한다.
왕과 왕비라는 사회적 신분의 자아를 드러내는 오이디푸스 2와 이오카스테 2, 원초적이고 진솔한 내면적 자아의 오이디푸스 1과 이오카스테 1이다. 김수기 주진모 예수정 김윤석 등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13~1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오후 3시,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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