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추진해온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전면 보류됐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산업은행이 기존의 은행 외에 보험과 투신, 증권사 등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이 같은 방안이 공기업 민영화 추세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아 이를 전면 보류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중심의 지주회사 설립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지주회사 출범을 위해 추진해온 산은투자신탁운용(가칭) 설립이 지난달 23일 금융감독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었다가 하루 전에 전격 보류된 것도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산업은행 중심의 지주회사 설립 계획은 백지화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1997년 2월 한보사태와 관련, 문책기관 경고를 받은 바 있어 증권투자신탁업 감독규정상 현재 신규사업 진출이 불가능하다"며 "산은투신운용사 설립은 신규사업 진출로 규정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 중심 지주회사 설립은 공기업 민영화라는 정부 방침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자회사가 자칫 산업은행 전ㆍ현직 임원 및 정부 관료들의 '자리 만들기'용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대우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투신운용사와 정보기술(IT)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회사인 캐피탈 등을 합쳐 금융지주회사의 면모를 갖춘 뒤 보험사 등 다른 분야로 영역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었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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