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2월 27일 'PD수첩' 을 통해 스포츠 신문의 선정성을 매섭게 질타했다. 하지만 2월 28일 같은 채널인 MBC의 '섹션TV 연예통신' 을 본 시청자라면, MBC가 과연 스포츠 신문을 비판할 자격이 있을까 혼란스러워 할 것 같다.건전한 대중문화, 건강한 연예 정보의 전달과 비판이라는 연예 저널리즘을 표방해온 제작진의 기획의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듯한 '섹션TV 연예통신' 방송을 보고 'PD수첩' 제작팀은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자못 궁금하다.
우선 선정성의 문제이다. '섹션TV.'는 이날 탤런트 추상미가 반라로 화장품 광고를 촬영하는 장면을 마치 중계 방송하듯 보여주었다.
"찍지 말라" 는 추상미의 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문틈 사이로 카메라를 들이대며 다양한 각도에서 반라의 추상미를 보여줬다. 시청자들을 향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이쯤되면 뻔하다. 선정적인 여배우의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특정상품의 간접 홍보도 노출됐다.
탤런트 이영애가 냉장고를 선전하는 광고 촬영 장면을 장시간 방송해, 웬만한 주부라면 촛불 뒤에 자리 잡은 냉장고가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있었다.
차인표 신애라부부가 출연한 드라마의 배경이 됐던 백화점에서 팬 사인회를 갖는 장면 역시 특정 백화점을 간접광고하는 역할을 했다.
결혼 등 연예ㆍ유명인의 사생활이나 신변잡기를 전달하는 문제도 여전히 노출됐다. 축구선수 안정환의 화보촬영 소식장면에서는 이탈리아까지 가서 촬영한 것을 시시콜콜하게 보여주었다. 이밖에 진행자와 리포터들의 말장난에 가까운 멘트도 여전했다.
김중배 MBC 신임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MBC는 국민에게 유익한 공영방송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남을 비판하려면 자신에게 준엄해야 한다" 고 말했다. MBC 제작진은 이 말에 어떤 생각을 할까.
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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