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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가 부른 소방관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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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가 부른 소방관 참사

입력
2001.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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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제동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을 온 사회가 애도하고 있다. 살신성인한 투철한 사명감을 한 마음으로 기리는 가운데, 안타까운 희생을 부른 이면도로 불법주차 등 안전불감증을 개탄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그러나 일찍이 없던 소방관 집단 순직에 따른 사회적 충격과 반성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는 솔직히 의문이다.

늘 그렇듯이 이 사회는 그야말로 대오(大悟)각성할 듯이 떠들다가, 이내 지난 일로 잊어 버릴 것이다. 주택가 불법주차를 막는다고 부산을 떨고, 소방관 재해보험등 복지개선책을 내 놓는 정도에 그칠게 뻔하다. 그것으로 참사를 부른 근본이 크게 나아질 리 없다.

이번 참사도 우리 사회의 총체적 병폐가 부른 것이다. 불량주택 밀집지역의 여건을 꾸준히 개선하기보다, 국토 환경을 훼손하면서 신도시 개발에 치중하는 것 부터 문제다.

또 각종 사고위험이 도사린 열악한 지역은 외면한 채, 여건이 좋은 지역에 새로운 정책과 예산을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런 사회에서 좁은 도로와 불법주차 때문에 화재 진압이 지연되고, 불량주택이 작은 화재에 무너져 소방관들이 희생되는 것은 결코 어이없는 참사라고 할 수 없다.

주민들의 이기심과 소방당국의 무모한 인명구조를 탓하는 것은 총체적 병폐를 애써 눈 감는 것과 같다.

사회 전체 안전과 평화를 위해서는, 삶의 환경이 열악한 구석구석을 돌보는 진정한 공동체 의식이 절실하다. 세곡동 비닐하우스 화재참사에도 드러난 문제를 함께 돌아 보아야만, 사회 병폐가 낳은 위험 앞에 몸을 던지는 소방관들의 의로운 희생과 노고가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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