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글로벌리더 / 피터 갈브레이스 아그파코리아㈜ 사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글로벌리더 / 피터 갈브레이스 아그파코리아㈜ 사장

입력
2001.03.06 00:00
0 0

"보이는 건 모두 존재합니다. 아날로그 형태로든 디지털 형태로든 그 존재의 역사를 담는 것이 바로 우리의 일입니다."필름부터 인화지, 현상ㆍ인화 장비, 디지털 카메라에 이르기 까지 '존재하는 것이 보이도록 하는 과정'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아그파는 세계 120여 곳에 판매망을 갖춘 130여년 역사의 세계적 업체다.

3월 초로 국내진출 10주년을 맞은 아그파 코리아㈜의 피터 갈브레이스 사장(44)은 "어린아이의 해맑은 미소가 한 장의 사진에 담겨져 인화될 때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해맑음'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선명하게 표현하는 한 컷의 사진이 제품의 가치와 기술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한 치의 광도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정확성을 기업생명의 으뜸으로 여긴다.

얼마 전 영화 '쉬리'의 해외 및 국내시장 공급을 앞두고 영화컬러 복사필름 결정을 위해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강제규 감독은 아그파 제품을 선택했다.

아그파의 독특한 선명함이 '존재의 역사'를 제대로 구현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본영화 '러브레터'와 '내 마음의 풍금', '텔미 섬씽' 등도 이 제품에 담겨질 만큼 영화계에선 아그파의 전문ㆍ기술성은 단연 손에 꼽힐 정도.

하지만 갈브레이스 사장은 "아그파를 단지 아날로그 필름 제조ㆍ인화업체로만 여기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일반 엑스레이 필름에서부터 레이저 이미저, 엑스레이 영상을 디지털화하는 CR장비와 병원네트워크를 통해 영상자료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제품인 팍스(PACS)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아그파의 최첨단 의료 디지털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

그는 "향후 3년간 한국의 팍스 시장은 연 3,000억원 대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지난 3년간 팍스 솔루션 개발준비를 마친 아그파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급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그파는 이미 시중 대형 병원 2곳과 판매계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아그파는 항공기 및 교각, 대형 파이프라인과 발전시설의 내부를 측정하기 위한 비파괴 검사 시스템 분야에서도 탁월한 기술력을 보이고 있다.

재무통으로 국내 벤처기업들과의 밀접한 협력관계를 모색중인 갈브레이스 사장은 올해 중 국내 벤처 2,3개사에 대한 투자를 준비 중이다.

의료부문의 벤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메디칼스탠다드에 12억원을 투자하고 플라스틱 디스플레이 개발업체인 ㈜아이콤포넌트와의 제휴협력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상반기 중 경기 안산 반월공단의 아그파공장에 디지털 인쇄판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무실 벽마다 우리나라의 산수풍경을 찍은 사진들로 빼곡한 아그파코리아의 갈브레이스 사장은 "한국진출 10년째를 맞은 아그파가 아날로그 뿐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하이테크 영상 전문업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His story

1958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생

남아프리카 대 (회계학 전공)/ 아더 영 감사교육 과정 수료

바이엘 남아프리카 지사 입사(1986년), 아그파 담당 재무ㆍ행정 물류업무 총 책임자/ 아그파코리아㈜ 재무 관리이사, 대표이사 (1999년 취임)

취미: 한국 어린이들의 표정을 사진으로 담기

좋아하는 운동: 골프(핸디 15)

가족: 부인과 2자녀

e메일: peter.galbraith@bayer-ag.de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아그파코리아㈜는

아그파코리아㈜는 1991년에 설립된 벨기에 아그파의 국내 투자법인으로 기존의 사진과 현상, 인화 등에 필요한 재료 및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디지털 프리프레스, 의료진단용 영상처리 시스템, 영화필름, 비파괴 검사에 이르기까지 이미지와 데이터로 이뤄진 모든 영상 분야의 최첨단 제품과 토털 솔루션을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생산한 P.S. 인쇄판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량은 연간 3,000만 달러 규모. 이는 국내 전체 P.S. 인쇄판 전체 수출량의 90%를 차지한다. 아그파 제품의 국내 판매ㆍ서비스 분야에 100여명의 직원과 경기 안산의 P.S.인쇄판 생산시설엔 50여명의 직원이 각각 종사하고 있다.

▽사업부문

▦그래픽 사업부: 프리프레스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 제공(하드ㆍ소프트웨어 및 소모품 등), P.S. 인쇄판, 제판 필름, 전문가용 스캐너, 디지털 인쇄교정 시스템, 컴퓨터- 두-플레이트 시스템, 워크플로우 매니지 먼트 등.

▦소비자 영상사업부: 전통적인 사진관련 제품에서 첨단 디지털 장비까지 이미지 촬영, 처리 및 편집에 필요한 제품제공. 포토필름, 인화지, 현상 및 인화장비에서 디지털 카메라, 스케너, 잉크젯 용지 등.

▦기술영상사업부 : 의료영상/비파괴검사/산업영상사업부문 등

▽ 총 매출액

▦1999년 886억원 ▦2000년 1,080억원 등으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

▽ 수상경력

2000년 P.S. 인쇄판 수출 538만 달러로 무역의 날에 500만 달러 수출 탑상.

서울 중구 충무로3가 극동빌딩 2116, (02)2262-4200

■매니지먼트 키워드

갈브레이스 사장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한 번의 실패가 교훈으로 체득된 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은 자신의 구체적인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조직의 생명은 역동성이다.

"사업은 결국 직원들에 달려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변화를 이끄는 체계적인 조직운영이 바로 CEO의 역할이다. 이같이 직원들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위해선 그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났을 때 스스럼없이 부서장이나 경영진에게 이를 건의할 수 있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지식을 업그레이드하는데 게을리하지 마라.

"아그파와 같이 다양한 산업분야와 연관된 영상 전문업체의 경우 사업에 대한 관심의 폭은 어느 업체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광범위하다. 따라서 관심과 시야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자신의 개발과 회사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창의성 역시 개인의 관심과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한다. 전반적인 시장의 이해뿐 아니라 자체 제품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지식함양도 중요하다. 다양한 기술관련 정보와 흐름을 파악하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이 되어 생각하라.

"고객의 니드를 파악하기 위해선 시장의 흐름은 물론 시장 속에서 직접 스스로가 고객이 되어야 한다. 고객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고객을 이끌기 보단 철저히 그들의 입장에서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회사의 부서장 역시 마찬가지다.

직원들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직원들이 실수를 할 경우 먼저 이를 감추려 하기보단 부서장과 함께 해결책을 풀어갈 수 있도록 직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장감이 우선이다.

"하루 일과 중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 바로 고객 방문이다. 아무리 바빠도 고객들의 업무환경이나 제품의 사용 방법을 가서 보고 이야기 듣는 것 이상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방법은 없다."

■차 한잔을 마시며

▽ 아그파 필름이 가진 기술력의 장점은.

"필름의 품질은 미국 코닥이나 일본 후지나 다 훌륭한 수준이다. 그러나 아그파의 기술력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필름을 현상하는 과정에 그 비밀이 있다. 일반인들은 필름의 차이가 사진의 선명함을 좌우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상장비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한국과의 문화적인 차이가 많을 텐데.

"한국인과 남아프리카인들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융통성과 스피드가 그렇다. 그러나 이같은 공통점이 갖는 문제점은 정확성과 과학적인 통찰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다. "

▽ 아그파의 21세기 비전은.

"디지털 영상전문 업체로 영상분야에 있어 '열린' 하이테크 솔루션의 제공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