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성공한 삶에 불현듯 찾아든 사랑은 어떤 색깔일까. 다음달 24일부터 주말드라마 '태양은 가득히'후속으로 방송될 '푸른 안개'(극본 이금림, 연출 표민수. KBS2 토ㆍ일 오후 7시 50분)는 '불륜'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그로 인한 추락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대기업 계열사 사장인 성재(이경영)는 우연히 만난 스포츠댄스 강사 신우(이요원)에게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면서 성공한 인생의 정점에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성재의 아내 경주(김미숙)과 신우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는 민재(김태우)는 그 어긋난 사랑 앞에서 괴로워한다.
표민수 PD는 '거짓말''바보 같은 사랑'등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으로 마니아집단을 몰고 다니는 스타일리스트.
가난한 사람들의 슬픈 사랑을 그린 '바보 같은 사랑'은 지난해 시청률 60%의 돌풍을 일으켰던 MBC'허준'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되어 5% 이하로 고전하면서도 '방송기자들이 뽑은 좋은 프로그램'에 허준을 제치고 올라서는 등, 격찬을 받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의 드라마는 '사건'보다는 '감정'에 더 기울어 있다. 닿을 듯 말 듯 애틋한 시선처리로 아픔이 느껴진다. 그래서 불륜을 그리면서도 칙칙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푸른 안개'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갈까. "'독백'을 많이 담을 생각입니다. 젊은 여자든 나이든 남자든 모두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이지요. 예기치 못한 사랑이 닥쳤을 때 고민하고, 나름대로 풀어나가는 모습을 맑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의표를 찌르는 절제된 대사로 표PD와 환상의 콤비를 이루던 노희경 작가 대신 '은실이''당신이 그리워질 때'등 푸근하고 고운 심성이 묻어나는 가족드라마를 써온 이금림 작가와 호흡을 맞춘다. 대개 50부작 안팎인 주말드라마와는 달리 20부작의 빠른 호흡으로 완성도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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