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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묵포커스 / 스포츠는 '개방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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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묵포커스 / 스포츠는 '개방 첨병'

입력
2001.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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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은 스포츠 마케팅에서부터.'북한이 스포츠 분야에서 시장경제의 맛을 보기 시작했다. 각종 스포츠 이벤트와 경기에 외국 스포츠 업체들의 스폰서(후원사)를 요청, 대회 운영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 선수들이 직접 외국업체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 경기에는 자본주의의 상징인 상품광고판(보드)도 등장했다.

지난달 17일 조선중앙TV는 오후 8시 정규 뉴스시간에 평양 빙상관에서 열린 '백두산상 국제 피겨 축전'폐막 소식을 보도하면서 체육관 벽면에 붙어 있는 다국적 스포츠용품업체 '휠라(FILA)'의 상표도 함께 방영했다.

북한은 휠라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북한팀을 공식 후원해 준 것에 대한 답례 형식으로 지난해 말 평양에서 열린 세계 탁구 대회에 이어 이번 빙상 경기에서 실내 체육관에 자본주의 상징인 상품 광고판(보드)을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북한 올림픽 위원회(NOC)의 마케팅 대행사인 ISL 홍콩사무소를 통해 한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스포츠용품 업체들의 스폰서를 요청했고, 지난해 8월 휠라코리아와 계약을 맺었다.

휠라는 첫 사업으로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의 10개 종목 대표선수와 코치, 임원 등 54명에게 의류와 신발, 가방 등 용품 일체를 지원, 북한 선수들은 휠라 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옷을 입고 경기를 하고 시상대에 올랐다.

북한은 지금까지 국제대회의 스포츠 용품은 대부분 일본 조총련을 통해 아식스나 미지노 재고상품을 싸게 구입, 상표를 제거해 사용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유니폼 7만달러와 각종 용품 등 2억원 정도가 들어갔지만 마케팅 효과는 10배 이상"이라며 "북한 내부의 평가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시장 선점 효과와 스포츠를 통한 휴머니티즘 전달이라는 휠라의 브랜드 가치를 포함하면 파급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휠라는 최근 이탈리아 본사에서 북한 체육계 고위 인사와 접촉, 축구 배구 수영 등 북한 내 18개 종목을 1년 동안 스폰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L 김성종 부사장은 "북한의 시장 자체는 작지만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시장인데다 한국 시장과 연계성이 높아 다국적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북한도 스포츠 마케팅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만큼 국내 업체에도 문호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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