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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카지노' 의혹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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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카지노' 의혹 증폭

입력
2001.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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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컨벤션이 당국의 허가도 받지 않은 채 막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대형 카지노 시설을 추진해온 경위에 대해 갈수록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최근에는 사전에 용도변경서부터 관련 법 개정에 이르기까지 유력 정치권 인사들의 내락설까지 나돌아, 이 사안은 자칫 대형 정치적 스캔들로까지 비화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 자신감 넘친 한무컨벤션

문제의 코엑스 컨벤션 에넥스센터의 카지노 시설에 조명기기를 설치한 C업체가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한무카지노'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쓸만큼, 한무컨벤션은 카지노 허가를 '확신'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 호텔측은 "어느 호텔이나 당국으로부터 카지노를 낙점받고 싶었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다들 조심하는 상태였다"며 "그러나 뒤늦게 뛰어든 한무는 카지노 개설 계획을 공공연히 '광고'하고 다녀 다들 놀라워 했다"고 전했다.

강남 일대에서는 '한무카지노'와 관련, "아셈회의 직후 개장" "늦어도 올해 안에" 등의 소문이 꾸준히 나돌았다.

이에 대해 한무컨벤션 김용식(52) 회장은 "카지노장을 준비하기 위해 공사를 준비했다"고 시인하면서도 "전 문화부장관 등 정ㆍ관계 실력자들과는 전혀 사전교감이 없었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나 한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만약 허가가 나지 않으면 수백억원의 투자비를 고스란히 날릴 판인데, 사전 내락없이 그런 무모한 공사를 벌일 경영인이 누가 있겠느냐"고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 꼬리무는 의혹들

한무컨벤션의 카지노 진출설이 나돌 무렵 공교롭게도 유리한 방향으로 호텔 용도변경과 관련법 개정 등이 잇따랐던 것도 의혹을 키운 대목.

에넥스센터가 1999년 중반 업무시설에서 위락시설로 용도변경된데 이어, 본 건물인 오크우드호텔도 그해 11월 사무전용건물에서 '가족호텔'로 사업변경승인을 받았다.

또 에넥스센터는 별 관련이 없는 무역협회 컨벤션센터의 부속건물로 강남구청에 등록됐다. 98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새 관광진흥법 제20조는 특1급호텔 뿐만 아니라 국제회의장의 부대시설까지 카지노 허용대상으로 포함했다.

결국 다른 호텔 등 경쟁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따돌릴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카지노가 들어설 법적인 근거까지 확실하게 마련된 셈이다.

■ 카지노 열풍

서울에서 33년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을 독점해온 워커힐호텔 카지노는 지난해 매출 1,998억원에 순이익이 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울만해도 RㆍSㆍL호텔 등 주요 특급호텔들이 오래전부터 카지노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내부적으로 준비해 왔다. 실제로 '제2 카지노' 경쟁의 선두주자 격인 R호텔은 건립 당시부터 1, 2층 500여평을 카지노가 들어설 것을 대비해 지어졌다.

특히 지난해 초 문화부장관의 카지노 추가허용 발언을 계기로 물밑 로비전과 상호비방이 치열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 한무컨벤션 김회장도 "이번 사태는 모 호텔측의 음해"라고 특정업체를 지목했다.

그러나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카지노 추가 허용 계획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서울지역에는 허가 요건을 갖춘 업체도 한 곳도 없다"고 못박았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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