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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포커스 / '늙은 노동당' 젊은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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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포커스 / '늙은 노동당' 젊은 바람 부나

입력
2001.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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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박송봉(69) 노동당 군수공업 제1부부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노동당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정책 실무를 집행하고 있는 노동당 부장은 물론 부부장급 대부분이 60세를 넘긴 고령이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 노동당 대회 등을 통해 정비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노동당 내 공석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선 당 주요 직위를 차지하는 당 중앙위원 140명(1980년 6차 당대회 임명)중 28명이 사망하고, 8명이 해임돼 36명의 자리가 비어 있다. 또 3명 정원인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일성 주석과 오진우의 사망으로 김 국방위원장만 남아 있다.

비서국에서는 10명 가운데 국제담당비서 황장엽씨가 망명하고, 농업담당 서관히가 총살돼 2명이 결원이다.

나머지 8명 중에서도 김 국방위원장 현지지도에 단골로 참여하던 김기남 선전담당비서가 와병으로 지난해 4월 이후 공식석상에서 사라졌고, 전병호 군수담당비서의 경우 지병으로 간간히 얼굴만 내미는 형편이다.

노동당내 주요 인물들의 연령을 보면 세대교체의 필요성은 더욱 절박해 보인다. 정치국 정위원 6명 중 박성철(88), 김영주(81)가 80대이며, 김영남 등 4명이 70대로 평균연령이 78.5세다. 중앙군사위원 11명의 평균연령은 72.9세, 비서국 비서는 74.5세다. 비서 중 유일한 60대는 김용순(67) 대남담당 비서 뿐이다.

각종 정책을 집행하는 비서국 내 전문 부서의 부장 15명(80대 2, 70대 8, 60대 5)의 평균연령도 73.3세에 달한다. 최고령자는 로명근 재정경제부장으로 89세며, 63세인 김양건 국제부장이 최연소자다. 정책 실무를 책임지는 부장들이 고령인 것은 비서를 겸직하는 관행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부장 이하 실무진에 고령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대남 문제를 다루는 통일전수부 제1부부장인 림동옥(71)의 경우 상관인 김용순보다 나이가 많으며, 길재경(77) 부부장도 김양건 국제부장보다 연상이다.

이에 따라 향후 단행될 노동당 인사에서는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김 국방위원장 측근인 소장파의 전진 배치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노동당 인사의 개편 방향으로 ▦조직개편과 인사개편 동시 진행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정치국, 중앙위원회 등 정책 결정기구의 정상화 등을 꼽는다. 또 경제 및 대외 부문의 강화, 명예직책 신설을 통한 원로 그룹 배려 등도 예상된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노동당은 현재 정치국 등이 사실상 가동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태"라며 "김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 참여 멤버들이 대부분이 60, 70대인 점이 노동당의 인력 구조를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외교가는 이미 세대교체 시작

외교가의 세대교체는 이미 시작됐다. 북한은 최근 재외 공관장을 젊은 세대로 교체하면서 새로운 국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외교의 세대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인물은 최진수(60) 주중 대사. 지난해 말 12년간 중국 외교를 책임져 온 주창준(77) 전 대사에 이어 부임한 최 대사는 외무성과 노동당에서 아시아ㆍ서유럽 지역 업무를 두루 담당한 근무한 정통외교관 출신.

주 전 대사보다 17세 아래인 그는 불어에 능통한 데다 1978년 프랑스 주재 통상대표부 부대표, 1986년 주 스위스 대사를 지낸 '서방에 밝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1달 정도 앞두고 주중 대사를 최 대사로 교체한 것은 김 위원장이 중국 모델의 개혁ㆍ개방 노선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인물 기용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ㆍ중 관계가 군사적 혈맹 보다는 경제적, 실리적 이익에 바탕을 두고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는 인사였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해 말 단행된 해외 공관장 인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이란, 레바논, 싱가포르, 이집트, 쿠바, 라오스, 에티오피아, 인도 등의 대사들이 대부분 지역 사정에 밝은 직업외교관으로 채워지고 있다.

주로 대남 분야에 종사했던 백영호 전 이집트 대사가 중동전문가로 꼽히는 장명선 대사로 교체된 것이 그 대표적 예이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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