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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왜 강한 정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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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왜 강한 정부인가

입력
2001.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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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정부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일관된 신념과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반드시 해내는 정부다. 정부를 무조건 비판하는 비토그룹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통치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정부가 이에 해당된다. 반면 정쟁과 집단이기주의에 휘둘려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표류하는 정부는 약한 정부다.일본의 1990년대는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운 나쁘게도 약한 정부가 연이어 등장해서 시간만 낭비했기 때문이다.

93년에 집권한 호소카와 정부는 8개월 만에 퇴진했고, 94년에 집권한 하토 정부도 불과 2개월동안 집권하다 물러났다.

최장수 기록을 세운 미야자와 정부도 2년 밖에 존속하지 못했다. 10년 동안 무려 8번이나 정부가 바뀌었다. 정쟁과 잦은 내각 교체로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고 정부혁신이 뒷걸음 친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대조적으로 미국의 80년대는 강한 정부가 구조조정과 지식혁명을 줄기차게 추진한 도약의 준비기간이었다. 81년에 집권한 레이건 정부는 8년동안 재임하면서 레이거노믹스를 표방하고 미국 경제의 기틀을 다시 세웠다.

90년대에 WTO체제가 출현하고 지식기반산업이 주력산업으로 등장하자 미국은 세계 경제와 안보를 주도하는 유일 강대국이 됐다.

영국을 보자. 70년대의 영국은 파업으로 해가 뜨고 날이 저물었다. 이를 두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이에크는 파업병을 고치지 않는 한 영국 경제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74년에 집권한 노동당의 윌슨 정부는 위기관리 능력이 전혀 없는 약한 정부였다.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지고 기업 도산이 속출했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2년만에 도중 하차했다. 76년 같은 당의 캘러건이 수상 자리를 넘겨 받았지만 결국 76년에 외환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

IMF로부터 39억불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손을 벌려야 했다. 79년 1월 총파업을 계기로 위기 3년차 증후군이 만연하자 국민들은 영국의 지는 해를 다시 뜨게 할 새로운 지도자의 출현을 갈망했다. 이러한 국민 여망을 간파하고 강한 정부론을 외친 사람이 바로 대처 당시 보수당 당수이다.

그 해 5월 압도적 지지로 집권한 대처 수상은 영국병 치유에 팔을 걷어 부쳤다. 정부혁신을 통해 행정의 비효율을 걷어내고, 적자투성이의 국영기업을 대부분 민영화했다.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일하지 않는 복지계층을 줄이기 위해 사회정책 비용을 대폭 삭감했다. 주목할 점은 수십년동안 영국 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파업병을 근절시킨 사실이다. 대처리즘이 성공을 거두자 기업 경쟁력이 살아나고 경제가 회생했다.

92년부터 96년까지 실질국내총생산이 평균 11%나 증가했다.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링컨, 대공황을 물리친 루스벨트, 전후 프랑스의 사회 혼란과 정치 불안을 말끔히 치유한 드골. 이들은 모두 강한 정부로 성공한 지도자다.

사람들은 당면한 경제 난국을 하루빨리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이루려면 구조조정이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업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북관계도 획기적으로 진전시켜 민족사를 다시 쓰는 날이 앞당겨 질 것을 기대한다. 이 모든 일은 비전과 실천의지를 갖춘 강한 정부라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김호진 노동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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