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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나는 화살이' 인류 위협하는 '미사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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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나는 화살이' 인류 위협하는 '미사일'로

입력
2001.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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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공동성명이 발표되자 뉴욕타임스는 두 나라 정상이 1972년 체결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조약의 보존 및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미국은 이 조약의 수정 또는 폐기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은 소위 '깡패국가' '불량국가' 또는 '걱정스런 나라들'의 미사일이 머지 않아 미국 본토에 핵무기를 쏘아 올 수도 있음을 걱정해왔다. 그런 나라들로 북한, 이란, 이라크 등을 든다.

이전에는 미국, 구 소련, 중국, 그리고 유럽 몇 나라들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이제 엉뚱한 '불량 국가'들이 장거리 미사일을 가지게 되면서 미국이 이들의 위협 아래 놓이게 되었다고 걱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미사일 개발을 제한했던 1972년의 조약을 고쳐 미사일 요격(邀擊)체제를 갖추겠다고 나선 것이다. 소위 국가미사일방어(NMD)라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중국 등은 미국이 군사적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세계 지배를 획책한다고 의심할 뿐이다.

뉴욕타임스는 한ㆍ러 합의가 러시아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 판단해 걱정어린 관심을 나타낸 것이다.

오늘의 미사일은 1377년 고려의 최무선(崔茂宣)이 화약을 발명하고 제작했던 주화(走火)를 그 먼 조상쯤으로 칠 수 있다.

그리고 그 아들 최해산(崔海山) 시대에는 신기전(神機箭)이 나왔는데, 오늘날 로켓 또는 미사일의 원조다. 그것이 현대병기로 부각되기는 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나치 독일의 V1, V2등이었다.

그리고 그 기술을 계승하여 미국과 소련은 냉전 시기 동안 미사일 경쟁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주선을 쏘아올리기 위한 로켓 개발 역시 미사일 발달과 이어졌다.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요격해 유명해진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도 있다.

그런데 북한은 바로 그 스커드 미사일을 개조하여 '로동' '대포동'이란 이름을 붙이고, 사정 거리를 대륙 너머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다.

최무선의 '나는 화살(走火)'은 우리들 눈에는 운치있는 장난감일 뿐이다. 그러나 그것을 엄청나게 현대화한 오늘날의 미사일은 인류 존망을 좌우할 수 있는 공포의 '나는 폭탄'이 되어 버렸다.

박성래ㆍ한국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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