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일산 평촌 등 수도권 신도시에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교입시지옥을 피해 서울 등으로 탈출했던 주민들이 2002년 신도시 고교평준화가 시행된다는 희소식이 알려지면서 옛 보금자리로 'U-턴'하고 있는 것이다.
'역(逆)전학'오는 학생들로 가뜩이나 만원인 신도시 중학교 교실은 더욱 혼잡해지고 있지만, 고교입시로 찌들었던 교정에는 모처럼 활기가 가득하다.
■대부분 서울에서 회귀
2일 각 지역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일산 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지역의 고교 평준화 실시 방침이 확정된 후 2월말까지 5개 신도시 중학교로 전학 온 학생은 모두 900여명. 일산 260명, 분당 260명, 평촌 250명 등이다. 이들 전학생수는 예년의 2~3배 수준.
일산의 경우 대부분 백석 백신 등 신흥 '명문고' 주변에 집중됐고 분당 평촌도 서현고와 평촌고 주변 중학교로 대거 몰렸다.
이들 전학생의 이전 거주지는 대부분 서울인 점이 특징. 신도시 인근 구시가지에서 명문고 진학을 염두에 주고 전학해 온 학생들도 10~20%에 이른다.
최근 서울에서 일산신도시로 이사 온 중학생 학부모 한모(43? 주부ㆍ일산구 백석동)씨는 "입시전쟁을 피해 2년 전 서울로 이사했었다"며 "명문고 주변에 주거지를 두면 진학에 유리할 것 같아 백석고 인근으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명문고 주변 집 하늘 별따기
학생들이 몰려 오면서 신도시 관할 교육청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교마다 학급 정원이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교실 증축과 학교 신설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고양교육청은 고심 끝에 일산신도시 J중의 학년별 학급수를 30학급에서 36학급으로 늘리고 학급당 정원을 과밀학급 상한선인 48명으로 조정했다.
성남교육청도 분당신도시 H중의 1학년 학급수를 11학급에서 12학급으로 증설했고, 안양교육청은 P, S, B, G중 등 평촌시내 중학교의 학급당 정원을 기존 44명에서 46명 선으로 늘렸다.
또 신도시 명문고 주변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값이 치솟고 매물도 자취를 감추는 등
신도시 부동산시장의 판도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모두 명문고 진학은 '글쎄'
신도시로 이주하는 대다수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신도시 명문고' 진학을 최대목표로 두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고교배정이 복합적으로 이뤄지지 때문에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
고양교육청 관계자는 "평준화가 실시되면 학교 배정을 거주지 중심의 근거리 방식과 선지원ㆍ후추첨방식이 혼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때문에 신도시 명문고 주변으로 이사했다고 해서 모두 이들 학교에 진학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교육청은 오는 7월말 평준화 지역 학교 배정 방식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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