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미국' 건설을 내세우며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등 첨단 무기개발을 추진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지난달 28일 총 3,100억 달러의 국방예산을 공개한데 이어 각 군 장관직에 방산업체 출신들을 기용할 것으로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워싱턴타임스는 3일 제너럴 다이내믹스, 노드롭, 엔론 등 주요 방산 및 에너지업체 경영진들이 미국의 육, 해, 공 3군 장관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이 최근 이들 3사 핵심 간부들과 면담했으며 백악관은 이르면 이번 주 중 3군 장관 지명자를 발표하고 상원 인준을 요청할 예정이다. AP와 AFP통신도 이 신문을 인용, 이를 보도하면서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먼저 해군장관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군수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GD) 부사장인 고든 R 잉글랜드(63). F-16 전폭기 제작사인 GD는 최근 스텔스 구축함을 설계, 오는 2005년 건조에 들어가 2010년께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랜드는 GD에서 정보시스템과 국제영업을 담당하다 지난 주 퇴사했다. 공군 장관에는 B-2스텔스 전폭기 제작사로 유명한 노드롭 그루만사의 전자감지ㆍ시스템담당 부사장인 제임스 G 로쉬(61)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밀무기와 항공관제체제등에 정통한 로쉬 부사장은 해군장교출신으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절 국무부에서 일했고 상원 군사문제위원회 민주당측 위원장을 지냈으며 1984년 노드롭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육군 장관 자리는 휴스턴 소재 에너지 회사인 엔론그룹 부회장인 토머스 E 화이트(57)가 거론되고 있다. 예비역 장성으로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이 합참의장 시절 수석보좌관을 지낸 후 1990년 엔론 부사장으로 입사한 그는 2일 럼스펠드 장관과 면담했으나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위원회(NSC)의 수석 아시아국장에 토켈 패터슨 전 레이시온사 사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레이시온사는 한국 등에 실전 배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제작했다. 패터슨 신임 NSC 아시아 수석국장은 해군 출신으로 레이시온사 일본지사장과 대만에서 영업중인 모 회사 대표로 재직했으며 1991∼93년 NSC 아시아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임명될 경우 수천억 달러가 투입될 첨단 전투기, 폭격기 및 구축함 등 신무기개발계획 수립과 향후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추진할 무기현대화 계획에는 해군과 공군, 해병대에 배치될 2,000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전투기(FX) 개발을 비롯, 공군이 요청한 620억 달러규모의 F-22 스텔스 폭격기개발, 250억달러가 소요되는 해군의 DD-21구축함 건조, 410억달러가 소요될 해병대의 신형 항공기 V-22오스프레이 양산 등 초대형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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