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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 민심탐방 "아이구 혼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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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 민심탐방 "아이구 혼났네"

입력
2001.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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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2일 지하철 출근길서 쓴소리를 잔뜩 들었다.이 총재는 올들어 매달 초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기로 했는데 이번이 세번째 출근이었다.

이 총재는 오전 9시께 종로3가역에서 1호선을 탔다. 보도진, 수행원들로 지하철 안이 다소 어수선해진 가운데 맞은 편에 앉아있던 30대 여성이 "사람들 불편하게 하지 말고 승용차를 타고 다녀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 총재는 순간 당황한 듯 했지만 곧바로 그 여성에게 다가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자 해고노동자라고 밝힌 이 여성은 "대우차 노동자가 몇명이나 해고됐는지 아느냐, 산재로 장애자가 된 노동자도 해고됐다. 한나라당도 총선때는 대우차를 절대 팔지 않겠다고 하더니 집회에 찾아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며 쉴새없이 퍼부었다.

이 총재가 "지하철을 타니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대우차는 자세히 알아보겠다. 너무 적대시 말아달라"고 달래자 이 여성은 "의원 빼가기는 코미디였다. 어제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대통령은 자기 얘기만 하더라"며 정부 여당을 나무란 뒤 "야당도 한 번 잘해보라. 지지할 수 있게"라고 다소 목소리를 누그러뜨렸다.

이 여성은 '산재 없는 일터 모임' 간사로 일하고 있는 조성애시로 확인됐다.

이 총재는 지하철에서 내린 뒤 "아이구 혼났네"라고 겸연쩍게 웃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바로 이런게 살아있는 민심탐방"이라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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