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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무기대전] (5)조기경보 통제기 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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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무기대전] (5)조기경보 통제기 E-X

입력
2001.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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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그 19기 5대 발진, 고도 7㎞에서 남하중, 동해 F-16편대 즉각 대기."한국전쟁 후 처음으로 남북의 정규군이 실전을 벌였던 1999년 6월 서해 앞바다.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날아 온 공중조기경보통제기들이 시시각각 오산에 있는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북한 군의 동태를 전해주었다. 빈틈없이 짜여진 감시망 속에서 우리 함대는 차질없이 북측을 제압할 수 있었다.

정확히 1년뒤인 2000년 6월. 평시 최고의 대비태세에 돌입한 합동참모본부는 평양으로 향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항로를 지키기 위해 다시 미군 조기경보통제기가 서해상을 감시해주도록 요청했다. 무기의 위력을 피부로 체험했던 만큼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답변은 'NO'.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군 관계자들은 지금도 이 일을 눈ㆍ귀를 미군에 의존하고 있는 서글픔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로 기억하고 있다.

1조8,000억원을 들여 2006년과 2008년에 각각 2대씩을 도입키로 한 공군 조기경보통제기(E-X) 사업은 우리 군이 뒤늦게 나마 눈과 귀, 그리고 두뇌를 갖추는 사업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4대의 비행기가 6시간씩 교대로 발진, 24시간 상시 경보체제를 갖추게 된다.

조기경보통제기는 지상 레이더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뿐 아니라 작전수행중인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에 대한 교통정리까지 해주는 '하늘의 정보사령실'이다. 먼저 산악이나 지구표면의 굴절률 때문에 레이더가 잡지 못하는 저공침투 항공기를 어김없이 포착한다.

지상 1만m 이상 상공에서 분당 5~6회 360도로 회전하면서 주변 320㎞의 적기와 미사일에 대해 아군이 가장 효과적으로 집중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아군기 끼리의 충돌, 인식 잘못에 따른 오발사건 마저 예방해주는 '교통신호등'이기도 하다. "조기경보통제기가 도입되면 항공전력이 2배가 된다"는 말이 있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군의 전력화는 지금껏 지연돼왔다. 지난해 말 현재 미군이 130여대를 보유한 것을 비롯, 세계에서 14개국이 이미 조기경보통제기를 운영중이다. 일본의 경우 E-2C 호크아이 13대와 E-767 4대 등 17대를 갖춘 군사정보 강국이다. 중국은 이스라엘제 도입을 추진하다 미국의 압력으로 좌절돼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우리의 E-X사업은 미국 보잉사의 E-767 AEW&C와 레이시온사의 A-321 AEW&C, 프랑스 탈레스(톰슨 CSF사의 후신)의 스카이워처(A-310) 등 2개국 3개 기종의 각축으로 압축됐다.

결과는 내년 5월께 기종이 판가름난다. 하지만 육ㆍ해ㆍ공군이 10조원이 넘는 '빅4 사업'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이 숙원사업이 밀리고 예정대로 추진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군 내부의 나눠먹기를 지양하고 전략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만이 진정한 첨단전력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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