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스캔들로 곤경에 처한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핵심측근들마저 의회에서 불리한 증언을 하는 바람에 측근들로부터도 외면당하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존 포데스타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베스 놀런 전 백악관 법률고문, 브루스 린지 전 백악관 보좌관 등은 1일 사면스캔들을 조사중인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두, 클린턴의 임기 말 논란이 되고 있는 마크 리치의 사면에 반대했다고 증언했다.
포데스타 전 비서실장 등은 리치에 대한 사면이 승인되기 전날 격렬한 토론을 벌이는 등 리치의 사면문제가 두번이나 회의에서 논의됐다고 말했다.
포데스타는 "비서관들이 사면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1월16일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며 "비서실은 이후 리치 사면건은 폐기됐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사흘후인 퇴임 전날 에후드 바라크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클린턴에게 전화를 걸어와 다시 사면을 요청함으로써 상황이 반전됐다"고 밝혔다.
포데스타 등은 "리치의 사면이 적절치 않다고 지금 주장되는 여러가지 지적들은 당시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리치의 전부인 데니스 리치의 금전로비에 의해 사면이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클린턴의 사면결정은 여러가지 사안을 종합해 내려진 것으로서 현재로서는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며 클린턴을 감싸기도 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의 첫째 처남에 이어 둘째 처남 토니 로덤도 사면로비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폭로돼 클린턴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뉴욕타임스는 1일 사면스캔들에 휩싸이면서 클린턴의 퇴임후 생활이 엉망이 돼버렸고 상황은 그를 더욱 큰 고독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근황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인 힐러리는 상원의원 활동을 위해 워싱턴에서 시간을 보내고, 딸 첼시는 캘리포니아의 대학에 있어 뉴욕의 방 11개 짜리 넓은 저택은 클린턴과 애견 '버디'만이 지키고 있다.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측근 상당수는 사면스캔들에 관련돼 있어 클린턴을 찾아와 위로해 줄 여유가 없는 상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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