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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부실은행과 합병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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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부실은행과 합병안해"

입력
2001.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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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무마용인가, 아니면 진짜 무산인가.'이경재 기업은행장은 2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은행 대형화는 필요하지만 국민 경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 지원ㆍ육성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부실은행과의 합병이나 지주회사 설립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은행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개편이 완료된 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했지만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와 노조측은 는 "상당한 진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던 기업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사실상 무산됐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금융계 일각에서는 거세게 반발하는 노조를 달래기 위한 발언이 아니냐는 시각도 팽배하다. 김상훈 국민은행장의 경우에도 지난해말 노조원들 앞에서 "주택은행과의 합병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가 결국 며칠 뒤 전격적으로 합병 사인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외환은행'이라고 못박지 않아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특히 정부측에서 두 은행간 통합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두 은행 통합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한편 시석중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1일 밤 늦게 이 행장과 만나 최근 외환은행과의 합병논의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 행장은 부실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시 위원장은 "인위적인 합병 논의가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대정부 투쟁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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