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여부가 불분명한 전 나치친위대(SS)사령관 알로이스 브룬너가 2차대전 종전 50년이 훨씬 넘은 2일 프랑스 법정에서 세 번째로 궐석 전범재판을 받는다. 1944년 프랑스의 유태인 어린이 250명을 강제노동수용소로 수송한 혐의다.브룬너는 히틀러의 최측근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오른팔로 오스트리아 그리스 프랑스 슬로바키아 등에서 13만 여명의 유태인 학살을 진두지휘한 1급 전범이다. 이미 1954년 프랑스에서 열린 두 차례의 궐석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1987년 미국 신문과의 비밀회견에서 "유태인들은 죽을 만 했다. 후회는 없다.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말해 세계를 격분시키기도 했다.
그는 종전 후 독일에서 광산노동자로 위장해 숨어 지내다 1953년 시리아로 도망쳐 비밀경찰 조직을 돕기도 하고, 위스키 수입상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으는 등 이스라엘과 서방 첩보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며 유유히 살아 남았다.
아직도 살아있다면 나이는 88세다. 1999년 프랑스의 한 신문은 시리아 소식통을 인용, 3년전에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지만, 다마스쿠스의 한 호텔에서 시리아 정보기관의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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