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김모(22)씨는 지난 겨울방학 때 동사무소 민원실에서 공공근로를 하다가 난생 처음 접하는 험한 욕설을 듣고 수치심에 시달려야 했다. 팩스로 민원을 신청했다는 50대 남자의 전화를 받고 다시 이름을 물어보자 다짜고짜 "이 여자가 귓구멍이 썩었나"로 시작해 소리소리 욕이 계속됐다.못 알아들은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 뒤 찾아보았더니 신청한 서류가 없었고, 결국 민원인이 다른 동사무소로 전화를 잘못 건 것으로 드러났다.
"전화를 잘못 하셨다"고 말해주자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 국민 세금을 받고도 이 따위로 하니까 나라가 엉망"이라며 마지막 핀잔을 주더니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우리 관공서의 수준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걸핏하면 "동장 어딨냐"고 소리를 지르는 후진국형 민원인도 많다.
김씨는 "몇시에 돌아올 테니 서류를 발급해 놓아라고 반말하는 사람 등을 보고 공무원들의 불친절만 욕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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