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도 없는 상태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호텔에 대형 카지노장이 설치되고 있어 사정기관과 경찰, 행정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아셈타워와 인접한 외국인 장기거주 전용호텔인 오크우드호텔은 최근 정부의 허가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부속건물인 '코엑스 컨벤션 에넥스센터' 2,3층에 총 1,700여평 규모로 슬롯머신과 카드게임 테이블 등을 갖추는 대형 카지노시설을 설치중이다. 이 같은 규모는 워커힐호텔 카지노보다 700여평이나 큰 것이다.
특히 호텔 건물주이자 카지노사업 추진회사인 ㈜한무컨벤션(대표 김용식ㆍ金勇植ㆍ54)은 1999년 11월 호텔건축 등의 비용으로 한국산업은행과 하나은행에서 각각 740억원과 30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과의 연계 의혹도 일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1일 직원을 오크우드호텔로 보내 카지노장 설치 경위와 허가여부, 추진과정 등에 대해 조사했다. 서울경찰청도 2일부터 이 카지노장의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사정기관도 한무컨벤션측이 카지노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정ㆍ관계 인사들을 접촉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과 관련, 산업은행측은 "카지노사업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무역협회 관계자는 "호텔건설 당시 이미 관계자들 사이에 카지노장 설치를 둘러싼 논의가 있어 반대의사를 표명했었다"고 말했다.
한무컨벤션측은 "정부가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신규허가할 것에 대비, 미리 준비를 해 온 것"이라며 "정부나 정치권 누구한테도 설립허가 약속을 받거나 만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텔업계에서는 "단순한 가능성만 믿고 수백억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업추진 배경에 대해 강한 의문을 표명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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