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자서전 / N. 게보르 등 엮음 / 문학사상사 발행■러시아와 한국, 잃어버린 백년의 기억을 찾아서
박종수 지음ㆍ백의 발행
지난달 26일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99년 총리로 임명될 때만 해도 해외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베일 속의 인물이었다.
"도대체 푸틴이 누구냐"는 의문이 터져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1996년 크렘린 관료로 임명된 후, 3년 4개월만에 단숨에 러시아 수반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KGB(구 소련 비밀경찰)에서 16년을 보낸 푸틴은 이제 러시아 재건을 위해 세계로 도약할 채비로 바쁘다.
푸틴의 방한을 계기로 푸틴과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는 가운데 이에 관한 두 권이 최근 출간됐다. '푸틴 자서전'(문학사상사 발행)과 '러시아와 한국, 잃어버린 백년의 기억을 찾아서'(백의 발행).
'푸틴 자서전'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이 인물의 이력서인 셈이다. 이 책은 본인의 직접 기술에 덧붙여 대담과 가족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을 빌어서 그의 인생역정을 기록하고 있다.
KGB를 향한 열망으로 들끓었던 푸틴의 젊은 시절, KGB 요원 활동기, KGB와의 결별, 이어진 개혁파 정치인 알렉산드로비치 소브차크와의 만남, 시장경제 도입의 노력과정 등을 진솔하게 그려, 푸틴을 이해하는데 많은 참고가 된다.
표윤경 옮김.
박종수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쓴 '러시아와 한국'은 한러관계 100년의 역사를 되짚으며 러시아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헤친다.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재개한지 10여년이 흘렀지만, 북한의 남침을 사주한 '붉은 악마'라는 이미지로 다가온 소련의 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추궁하는 저자는 한러 관계에 대한 파격적인 주장을 제시한다.
일제의 조선 병탐을 저지하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전쟁을 치렀던 나라가 러시아였고, 독립운동의 요람이 연해주였으며, 광복 이후 철저한 자주독립을 보장하고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조력을 아끼지 않았던 나라가 러시아였다는 것이다. 냉전체제 아래서 형성된 우리의 러시아관, 특히 광복 전후시기의 소련관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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