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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금융감독도 '서비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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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금융감독도 '서비스'이다

입력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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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다시 가 본 뉴욕은 많이 변해있었다. 우선 거리가 깨끗해졌고 치안도 좋아져 있었다. 예전에는 적색신호에서 정차를 하고 있으면 갑자기 흑인 몇 명이 튀어나와 차창을 적당히 닦고는 수고비를 요구하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보았는데 이제는 그런 사람들을 구경하기가 어렵게 되었다.주식가격이 상승하고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면서 세금이 잘 걷히고 그 세금으로 경찰인력을 늘리고 청소원을 더 고용하는 바람에 치안강화와 거리정화가 한꺼번에 이루어진 것이다.

빈민가의 대명사인 할렘까지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거리가 깨끗해지고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할렘에 사무실을 낸다는 소식도 들린다.

맨해튼 남쪽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따뜻한 바람이 뉴욕 전체를 훈훈하게 만드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문득 우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부실한 금융산업이 한 몫을 하여 IMF 사태를 겪었고, 금융부실을 털어내느라 150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공적자금을 부실금융기관에 쏟아붓고는 이제 금융부실이 재정부실로 이어지는 상황을 걱정해야하는 서글픈 우리의 모습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설립한지 3년 여 밖에 안된 금융감독기구에 대한 개편논의가 진행되고 특히 금융감독원 조직내에서 민간조직인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위원회 공무원 조직간의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IMF 사태 이후 종금사의 부실이 지적되면서 이들에 대한 감독을 담당한 재경원이 도마 위에 올랐고 결국 금융감독 기능을 한 군데에 통합시킴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감독을 할 수 있다는 논리하에서 금감원 및 금감위 조직이 출범했다.

그러나 금감위는 초기부터 구조조정업무에 매달렸고 금감원이 감독의 정책기능과 집행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가 정착됐다.

그러다가 지난해 잇단 신용금고의 불법대출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금감위와 금감원의 위상 및 역할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었고 결국 정부가 공무원조직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개편 방안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던지고 싶은 질문은 어떤 구도가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강화 및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영어명칭은 Financial Supervisory Service이다. 끝 단어 '서비스'를 주목해보자. 이 조직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감독도 서비스이다. 사전적 건전성 감독은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서비스이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관에 대한 제재는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기관에 대한 서비스이다.

더구나 금감원은 피감기관에서 검사료를 받아서 예산을 집행하는 기구이다. 금융기관이 매를 맞는 대가가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할 것이다.

IMF가 지적한대로 통합감독기관은 감독에 완전한 자율성을 갖고 있어야 하며 피감기관만이 아니라 정부로부터도 상당한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통합감독기관장은 한은 총재와 비슷한 지위를 부여받아야 하며 수시로 단행되는 개각의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

관치금융과 연줄자본주의의 가장 큰 피해자인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뒤늦게나마 제대로 된 발전궤도에 올리려면 이 산업내에서 공공과 관치의 색채를 최대한 배제하고 민간기업적인 논리를 수혈시켜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감독기구에도 최대한 민간적인 요소를 도입해야 한다.

새로운 금융감독기관의 역할은 시장의 흐름을 앞서서 파악하고 지도하는 것이어야 하지 규제 중심으로 흘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좋든 싫든 이제 우리에게 있어 금융산업의 경쟁력 회복은 향후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과제가 되어버렸다.

엄청난 무역흑자를 내면서도 금융부실을 털어내지 못해 10년을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서 금융산업의 발전에 박차를 가할 때이다. 개발독재시절의 정부주도논리는 이제 그만 제시했으면 한다.

윤창현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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